[기고] 인도·중국 충돌과 한국의 기회

국민일보

[기고] 인도·중국 충돌과 한국의 기회

라훌 라즈 인도 네루대 한국학과 교수

입력 2020-08-13 04:07

최근 벌어진 인도와 중국 간 국경분쟁으로 인한 유혈 충돌은 전 세계에 놀라움을 주었다. 양측 군인들이 주먹 싸움을 하는 장면이 목격됐고, 이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충돌은 인도에서 반중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인도 사람들은 중국 제품을 보이콧하기 시작했다. 인도 정부는 틱톡, 위챗 등과 같은 중국의 앱 사용을 금지했고 중국이 참여했던 몇몇 프로젝트들을 취소했다. 중국이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 항의했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중국 역시 카카오, 라인, 페이스북 등과 같은 앱 사용을 자국 내에서 금지한 바 있다. 인도는 이 금지 조항에 자주권 구절을 삽입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문제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했다. 지금 미국은 틱톡 사용 금지 행정명령까지 내렸다. 한국도 틱톡에 대해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중국은 자국의 국수주의 및 확장주의 어젠다에 동조하지 않는 모든 국가에 대해 강압적인 외교를 해왔다. 한국은 사드 배치로 인해 그 희생국 중 하나가 됐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강압적인 경제 조치를 취해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중국이 인도 내에서 확대되는 중국 상품 불매와 프로젝트 참여 제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대응 조치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왜냐하면 쌍방무역에서 중국의 인도에 대한 수출량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도의 중국 수입의존도에 대한 취약성을 다시 보게 했다. 비록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자립하는 인도(AtmaNirbhar Bharat)’를 외치며 수입품들이 인도에서 제조돼야 하고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했지만 공급 사슬이 전 세계에 걸쳐 연결된 세상에서 인도의 경제 자립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도 정부는 동남아국가들과 동등하게 법인세를 감면하고 ‘세금 홀리데이’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주요 개혁안을 발표했다. 더 나아가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이후의 계획으로 인도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특별히 인도 현지 제조량이 목표 수준에 도달할 때 제공하는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시행도 선언했다.

최근 국경 충돌이 인도 국민의 중국 제품 불매운동과 중국 회사들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규정 강화로 이어진 가운데 이 같은 인도의 환경 변화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 국가들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인도에서 부정적 인식 없이 20년간 잘해 왔다. 한국은 중국 제품에 대한 인도 소비자들의 신뢰가 약화되기 시작한 현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아울러 한국과 인도는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날 때다. 상호 지속가능한 틀에서 양국 국가와 국민은 이익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라훌 라즈 인도 네루대 한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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