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에이스, 괴물 진가 보여줬다

국민일보

‘찐’ 에이스, 괴물 진가 보여줬다

홈에서 마이애미전 눈부신 투구… 구위 살아나며 6이닝까지 소화

입력 2020-08-13 04:05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샬렌필드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와 가진 2020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경기 1회초에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지만,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2승을 수확하지 못했다. AFP연합뉴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 앞까지 다가왔던 올 시즌 2승을 불펜의 난조로 날려버렸다. 하지만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고, 7탈삼진으로 살아난 구위를 다시 확인했다. 토론토의 찰리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우리의 에이스”라고 치켜세웠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샬렌필드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와 가진 2020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실점으로 막았다. 92차례 던진 공 가운데 57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었고, 18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7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1로 앞선 7회초 시작과 함께 교체돼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류현진의 6이닝 소화는 올 시즌 들어 처음이다. 지난달 25일 개막전부터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부진한 투구 탓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세 번째로 등판한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원정(2대 1 승)에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엿새 만의 등판에서 이닝 수를 하나 더 늘리고도 공에 힘이 빠지지 않았다. 2회초 마이애미 선두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그 이후로 흔들리지 않고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면서 4·6회초에 마이애미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한때 8.00까지 치솟았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이제 4.05로 내려갔다.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시즌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30개 팀 투수를 통틀어 1위에 해당하는 2.32였다.

류현진이 힘을 내자 토론토 타선도 살아났다. 토론토 2번 타자 보 비셋은 0-1로 뒤처진 6회말 무사 2·3루에서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뒤집었다. 그 덕에 류현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갈 수 있었다. 토론토 리드오프 케반 비지오는 7회말 2사 1·2루 때 적시타를 쳐 1점을 더 벌렸다.

문제는 불안한 불펜에 있었다. 토론토 마무리투수 앤서니 배스는 4-1로 앞선 9회초 2사 1·3루에서 마이애미의 프란시스코 서벨리에게 동점을 허용한 3점 홈런을 맞았다. 정규 이닝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기고 류현진의 2승은 날아갔다.

류현진에게 승전 불발 못지않게 아쉬울 만한 대목은 ‘코로나 시즌’ 메이저리그의 중요한 장면으로 기억될 토론토의 임시 홈구장 개장 경기에서 승리투수로 이름을 남기지 못한 점이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유일하게 캐나다를 연고로 둔 토론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기존의 홈구장 로저스센터를 사용하지 못하고 산하의 마이너리그 팀 버펄로 바이슨 홈구장 샬렌필드에서 올 시즌 홈경기를 편성했다. 1988년에 개장한 샬렌필드는 이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경기를 개최했다.

승리는 토론토 마지막 투수 앤드류 콜에게 돌아갔다. 토론토는 승부치기로 넘어간 연장 10회말 트레비스 쇼의 끝내기 결승타로 5대 4로 승리했다. 류현진의 전적은 1승 1패로 유지됐다. 몬토요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미국 언론들과 화상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투구가 매우 좋았다. 우리의 에이스”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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