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는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 따를 수 있는 답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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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는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 따를 수 있는 답 줘야”

사랑빚는교회 이재기 목사

입력 2020-08-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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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기 사랑빚는교회 목사가 24일 경기도 군포 교회 건물 앞에서 표어를 ‘덜 종교적인, 더 예수 닮은’으로 잡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군포 송부로 사랑빚는교회(이재기 목사)는 미술관이나 도서관 같은 느낌이 난다. ‘덜 종교적인, 더 예수 닮은’이라는 교회 표어대로 예배당 외관은 종교성을 최대한 없앴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하다.

이재기 목사는 영남대 물리학과 재학 시절 헤비메탈 그룹사운드 활동을 했다. 1981년 군대 말년 휴가를 나왔는데, 그룹사운드에서 키보드를 치던 여학생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다. 얼굴에 평안함이 있었다. “니는 어떻게 마음이 편해 보이네.” “응, 내 예수 믿는다.”

여학생과의 대화는 지식적으로 알던 예수가 인격적으로 다가오는 계기가 됐다. 대구성서침례교회에서 본격적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한 그는 85년 결혼 후 미국 버지니아주 햄프턴으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생활에 지친 대학원생들을 모아 밥을 해먹이면서 성경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신학교에 진학하는 게 어떻겠냐’는 미국교회 목회자의 제안에 따라 존 맥아더, 척 스윈돌 목사 등 미국의 유명 목회자 20명에게 편지를 보내고 어떤 신학교에 진학할지 조언을 구했다. 그중 스윈돌 목사로부터 ‘댈러스신학교에 진학하는 게 어떻겠냐’는 답변이 왔다.

87년 댈러스신학교에 입학한 후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공부하다가 리버티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99년 한국으로 돌아와 성서침례신학대학원대에서 조직신학과 성경을 가르치며 서울 불광동 성서침례교회에서 청년사역을 담당했다. 사랑빚는교회에는 2007년 부임했다.

이 목사는 “교회는 성격과 헌신의 정도가 천차만별인 사람들의 공동체”라면서 “이들에게 기독교적으로 억지로 ‘푸시’하거나 강압적으로 지시한다면 시험에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에게 십일조 헌금은 신앙의 출발이지만, 어떤 사람에겐 목표가 될 수도 있다”면서 “교회는 습관적·문화적 크리스천을, 십자가를 개인화해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 회심자이자 예수님의 헌신된 제자로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학 시절 예수를 믿고 뒤늦게 목회자가 된 이 목사의 강점은 비그리스도인의 심정을 잘 이해한다는 데 있다. 이 목사는 “설교 때 유교적 권위적 관점을 걷어내고 성도와 똑같은 일상의 고민을 하는 인간적 측면을 드러내고 공감의 메시지를 던진다”면서 “복음은 기쁜 소식이지 꾸지람이 아니다. 복음은 내가 절대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기쁜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설교 때는 윤리적 훈계, 당위성만 이야기해선 안 된다”며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행하시는지,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흥미진진한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 때 지루하게 전한다면 그것은 죄”라고 잘라 말했다.

이 목사는 ‘답을 주는 설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미국에서 성장하는 교회를 보면 설교자가 삶의 문제를 팩트 체크하고 성경 말씀으로 답해주는 방식을 취한다”면서 “특히 변증적 설교를 할 때는 성경을 곧바로 제시하기보단 세속적인 지식인들, 전문인이 선지자처럼 떠받드는 이들의 말을 인용하며 그들의 마음에 파고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의적인 목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목사는 “목회 패턴 중 가장 나쁜 유형은 ‘작년에도 그렇게 했으니 올해도 그대로 해야 한다’는 관성에 따라 타성적으로 하는 목회”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교든, 목회든 현대문화와 계속 대화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면서 “설교자는 말씀도, 세상도 잘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의 중요 축은 예배와 소그룹 모임이다. 신학교 교수의 장점을 살려 ‘복음상담자 훈련세미나’ ‘목장사역 리더핸드북’ ‘종교개혁의 역사’ ‘성경의 숲을 거닐다’ ‘소망을 품고 오늘을 살다’ 등 이 목사가 직접 교재를 만들어 성경강해를 한다. 사랑빚는교회에는 셀 목장이라는 소그룹이 활성화돼 있어 젊은층이 다수를 차지한다.

사랑빚는교회는 상가교회에 머물다 지난해 교회 건축을 했다. 상가교회에만 머물 수 없다는 생각에 부임 초기부터 건축적립을 했다. 이 목사는 “건축이 유일한 희망은 아니지만, 작게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시작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면서 “이를 통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의식을 극복하고 교회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조언했다.

이 목사는 “존 맥아더 목사의 말대로 목회사역은 교회 내 거듭나지 않은 중직자와 봉사자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쓸데없이 목회 비교의식에 빠지지 말고, 예배당 빈자리에 신경 쓰기보다 앉아 있는 사람, 회심하지 않은 종교인부터 구원의 확신을 점검할 때 교회성장은 시작된다”고 조언했다.

종이 기둥과 성도들이 직접 색칠한 벽돌로 꾸민 예배당.

교회 건축 디자인은 대학 동기이자 그룹사운드 활동을 같이했던 윤경식 한국건축(KACI) 회장이 도와줬다. 예배당 기둥은 종이 재질로, 강단 뒤 장식은 성도들이 직접 색칠한 콘크리트 벽돌로 하는 등 개방성, 색감의 조화, 예술성을 극대화했다. 그 결과 ‘2019 미국 세계건축대상’ ‘2020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건축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이 목사는 현재 성서침례신학대학원대 도서관장을 맡고 있다. 성서침례교단에는 150개 교회가 소속돼 있다.

군포=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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