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정견 발표회를 ‘원정 소모임’ 오인 유감”

국민일보

“비대면 정견 발표회를 ‘원정 소모임’ 오인 유감”

예장통합, 중대본 발표 정정 요청

입력 2020-09-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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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의 브리핑 모습. 오른쪽 사진은 예장통합이 방역 당국에 발송한 브리핑 정정 요청 공문. 연합뉴스

최근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던 ‘서울 교회 성도들의 대전 원정 소모임’의 실체가 밝혀졌다. ‘수도권의 강력한 처벌을 피하기 위한 원정’이 아니라 오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한 교계의 비대면 전환 행사였다. 방역 당국이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안전신문고 신고 내용을 전 국민 상대 브리핑에서 소개함으로써 교회에 대한 오해와 억측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는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상대로 지난 5일 권준욱 부본부장의 브리핑에 관해 정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예장통합은 “부본부장의 브리핑 중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단계(신문고 신고 내용)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인해 국민으로 하여금 우리 교단 및 교회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권 부본부장은 당시 전국에 중계된 브리핑을 통해 “생활방역과 관련,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안전신문고 신고 사례 중에 특별히 주말을 맞아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겠다”면서 “서울 지역의 교회 신도들이 수도권에서 소모임 시 강력한 처벌을 피해서 대전광역시로 이동해 해당 교회가 운영하는 커피숍에서 소모임을 개최해 신고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주말을 맞아 모든 종교시설에서는 종교행사를 비대면으로 전환해 실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브리핑은 곧바로 방송사들의 리포트로 이어졌다. MBC는 ‘교회의 원정 소모임? 내일도 대면예배 강행 우려’, YTN은 ‘서울에서 대전까지 교회 원정 소모임 신고…조사 착수’, SBS는 ‘감소세에도 곳곳 집단감염…처벌 피해 대전서 원정 소모임’이란 제목을 달고 보도했다. 배경으로 교회 카페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하지만 이는 예장통합의 제105회기 목사·장로 부총회장 후보 비대면 동영상 정견발표회 녹화 현장에 대한 오인 신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장통합은 매년 8~9월 전국 5개 권역을 돌며 권역별로 수백명의 총회 대의원(총대)을 상대로 5차례 부총회장 후보 정견발표회를 여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이를 무기 연기해오다 지난 3일 딱 한 차례 대전제일교회(김철민 목사)에서 부총회장 후보 정견발표 영상녹화 작업을 했다.

모일 수 없으니 영상으로라도 녹화해 비대면으로 전달하자는 취지였다. 실내 50인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외부의 참관 없이 후보자와 영상 관계자 39명만 참석했다. 경기도 파주와 부산에서 각각 참석하는 후보자들을 고려해 중간 지점인 대전제일교회로 장소가 결정됐다. 방역 당국의 지침을 성실히 수행한 현장이 정부의 섣부른 신고 사실 공개를 통해 ‘강력한 처벌을 피하기 위한 원정 소모임’으로 둔갑한 것이다.

예장통합은 경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엄중 대응을 시사했다. 보고서는 “부총회장 후보 정견발표 영상 촬영을 위해 실시한 행사였고, 예배를 위한 모임이 아니었다”면서 “수도권 소모임 시 강력한 처벌을 피하기 위한 원정 소모임은 더더욱 아니다”고 강조했다.

예장통합 사무총장 변창배 목사는 “신문고 신고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언급한 정부에 대해 브리핑 정정을 요청했으며, 교회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보도를 강행한 방송사들을 상대로 정정보도 요청 공문도 발송했다”면서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언론중재위원회 등의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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