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 장성 “민원한 보좌관에 ‘행동조심’ 경고”

국민일보

[단독] 군 장성 “민원한 보좌관에 ‘행동조심’ 경고”

“당시 김영란법 위반 소지 판단, 통역병 선발 민원 거절” 증언

입력 2020-09-11 04:00
사진=연합뉴스

추미애(사진)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가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으로 뽑힐 수 있도록 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됐을 당시 “민원을 했던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에게 ‘행동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는 현역 장성의 증언이 나왔다.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재임 중 장관실에 근무했던 A장군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씨의 통역병 차출 민원과 관련해 “당시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위반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해 민원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민원을 제기했던 당시 장관 정책보좌관에게 ‘당신의 한마디 한마디가 국방장관에게 누를 끼칠 수 있다’ ‘행동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 통역병 차출 민원과 관련해 사병, 위관급 장교, 영관급 장교의 관련 주장은 나왔으나 현역 장성급의 증언까지 나온 것은 처음이다.

A장군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 B씨는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절차에 앞서 두 차례 이상 관련 민원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 B씨가 통역병 관련 민원을 한 시점은 2017년 10월이라고 A장군은 말했다. A장군은 민원을 받은 뒤 “정책보좌관에게 ‘(이런 것은) 안 된다. 당신은 공무원 신분으로 (장관실에) 온 것이고 장관실 멤버다. 함부로 장관실에서 예하 부대에 전화하는 게 아니다’고 지적하고 B씨 민원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정책보좌관 B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출신이다.

B씨는 A장군에게 거절당하기 전에도 장관실에서 일하던 중령급 실무자를 만나 서씨의 통역병 선발 관련 민원을 넣었다고 한다. 실무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B씨와 실무자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고 한다. 이후 B씨는 장관실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파견 업무를 맡은 군 관계자 전화번호와 통역병 선발 일정을 파악해갔다. B씨가 이후 실제로 군 관계자에게 추가로 민원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장군은 서씨 통역병 차출 민원 경위와 관련해 “국회에서 나오라고 하고 국방부 승인이 나면 이런 얘기를 할 용의가 충분히 있다. 누구 눈치를 볼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추 장관 아들은 결국 2017년 11월 추첨 방식으로 진행된 통역병 선발에서 탈락했다. A장군은 “만약 서씨가 혜택을 받아 통역병으로 갔다면 여론이 엄청 들끓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장군은 이와 관련해 검찰의 출석 요청이 있을 경우 응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현역인 A장군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A장군이 군 검찰을 통해 진술한 뒤 서울동부지검이 이 진술조서를 넘겨받을 수 있다.

국민일보는 A장군 주장에 대한 B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B씨가 구체적으로 누구의 부탁을 받고 민원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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