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체불명 대위’ 미스터리… 당직사병 진술 외 단서 전혀 없어

국민일보

[단독] ‘정체불명 대위’ 미스터리… 당직사병 진술 외 단서 전혀 없어

당직사병 지목받은 장교는 부인

입력 2020-09-11 04:04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특혜 휴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핵심 단서를 쥐고 있는 정체불명의 대위를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늑장 수사가 혼란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대위는 서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폭로한 당직사병 A씨가 “2017년 6월 25일 한 대위가 당직실로 찾아와 ‘서 일병을 미복귀자가 아닌 휴가자로 정정해 보고를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지목한 인물이다. A씨가 당직 근무를 선 당일 이 대위가 누구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고 해당 조치를 취했는지 밝혀진다면 특혜 여부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이 대위를 직접 목격한 사람은 당직사병 A씨가 유일하다. 이 부대의 당직은 이원화돼 있다. 지역대 본부 당직이 있고, 본부 산하의 각 지역반 당직이 있다. 본부 당직은 당직사관과 병사가 2인 1조로 근무한다.

하지만 지역반 당직은 간부 없이 병사 혼자 근무한다. A씨가 당직을 선 곳은 지역반 사무실이다. 이 사무실은 당직사관이 있던 본부 사무실과는 약 200m가량 떨어져 있다. 미군 부대의 경우 민간 보안업체에 출입 관리 등을 위탁하기 때문에 3년 전 출입기록 확인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모르는 대위를 봤다”고 폭로한 A씨의 진술 외에는 그를 특정할 마땅한 단서가 없는 상황이다. 당시 당직사령이었던 B상사도 주변에 “이날 상황과 관련된 아무런 기억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덕곤)는 지난 9일 주요 참고인들을 다시 소환해 서씨 휴가와 관련된 특혜 의혹 전반을 조사했다. 검찰은 ‘추미애 보좌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지원장교(대위)가 A씨가 봤다는 인물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관으로부터 휴가 관련 문의를 받았던 만큼 이후 상황에도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에서 지원장교를 만난 A씨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맞는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원장교는 이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관에게 병가 연장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한 만큼 이후에 당직사병에게 휴가 상황을 정리하라고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보수 야당은 A씨에게 휴가 처리를 지시한 대위가 윗선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제삼의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씨가 서씨에게 미복귀 사실을 통보하자 상황 정리를 위해 상급 부대에서 급파된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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