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정성진 (20) 목회자가 가져야 할 갈등 해법 ‘아사교회생’

국민일보

[역경의 열매] 정성진 (20) 목회자가 가져야 할 갈등 해법 ‘아사교회생’

교회 내 많은 문제는 담임 목사 몫… ‘내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는 마음으로 이익 내려놓고 해결해야

입력 2020-09-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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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빛광성교회 본당에서 2015년 12월 교인으로 구성된 광성핸드벨 연주팀이 공연하고 있다.

2005년 새 예배당으로 이전할 때 장년 교인이 매주 2200명 정도 출석했다. 기적과 같았다. 하지만 새 예배당에서는 과거와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9월 4일 입당예배를 드린 뒤 그해 연말까지 1000명이 늘었다. 깜짝 놀랐다. 장로님 중에 이런 푸념을 하는 분들이 계셨다고 한다. “담임목사님께 본당을 4000석으로 지어야 한다고 분명 말씀드렸는데….” 본당을 더 넓게 짓지 않았다는 후회였다. 하지만 나는 교회를 지나치게 크게 짓는 건 과시욕이라 생각해 반대했다.

입당 후 3년간 1만명의 교인이 늘었다. 폭발적 성장이었다. 성장은커녕 교세가 줄어들던 시절이었다. 우리 교회의 성장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내게 교회 성장의 비결을 묻는 목회자가 많다. 현직에 있을 때 은퇴 후 이런 경험을 나눌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의 크로스로드가 태어난 배경이다. 교회 성장을 꿈꾸는 건 사실 어려운 시대다. 대신 나는 개척 정신을 심어주고 싶다. 목회자들의 야성(野性)을 길러주는 곳이 크로스로드다.

목회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에 있다. 교회에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건이 벌어진다. 원래 교회가 그런 곳이다. 대부분 갈등은 당사자들끼리 해결한다. 부서나 위원회 안에서 생긴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몇몇 문제는 교회를 어지럽힌다. 작은 일이 온 교회를 할퀸 뒤 결국 담임목사에게 도착한다. A에서 시작했던 갈등이 Z가 된 뒤에야 담임목사 앞에 오는 셈이다. 최초 갈등 당사자들조차 일의 내막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담임목사는 꼬일 대로 꼬인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마지막 해결사가 돼야 한다. 복잡하다고, 귀찮다고 담임목사에게까지 온 문제를 외면하면 안 된다. 쌓이면 결국 폭발한다. 그때는 누가 와도 해결할 수 없다. 곪을 대로 곪은 게 터진 뒤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그때는 정말 늦은 것이다.

나는 인내심을 갖고 그런 갈등을 해결했다. 해결하고 나면 모두가 성숙해진다. 갈등 해결의 끝에 성숙이라는 비밀이 담겨 있다. 사건·사고는 늘 일어난다. 이를 원만히 해결하는 게 성장의 열쇠다.

복잡하게 꼬인 갈등을 해결하는 비법도 있다. 내가 죽으면 된다. 내 이익을 앞세우면서 문제를 해결할 길은 없다. 내가 아파야 한다. 내가 살겠다고 발버둥 치면 일을 그르친다. 아사교회생(我死敎會生). 내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는 경구에 내 목회의 긴 여정이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갈등의 중재자로만 산 건 아니다. 우리 교회가 운정신도시 한복판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던 광성문화센터는 지역사회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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