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씨 사건 바르게 수사되도록…” 지시한 윤석열 속내는?

국민일보

[단독] “서씨 사건 바르게 수사되도록…” 지시한 윤석열 속내는?

그간 관여 않다가 “보고 잘 받으라”… 부실 수사 논란과 무관치 않은 듯

입력 2020-09-15 04:03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7일 마스크를 쓴 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해 대검 형사부장에게 “이번 사건이 바르게 수사될 수 있도록 해당 청으로부터 보고를 잘 받으라”고 최근 지시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동부지검이 수사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해 “바르게 수사될 수 있도록 보고를 잘 받으라”고 대검찰청 내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의 군 복무를 놓고 점점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는 점, 이에 맞물려 장기간 수사를 펼쳐온 검찰에까지 책임론이 제기되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간 윤 총장은 수사팀 증원 요청을 승인하는 등 서울동부지검의 행보를 믿고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1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총장은 대검 형사부장에게 “이번 사건이 바르게 수사될 수 있도록 해당 청으로부터 보고를 잘 받으라”고 최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는 “사건을 잘 챙기라”는 윤 총장의 지시가 원론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검찰 신뢰성 문제까지 공공연히 지적되는 분위기가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덕곤)의 수사 과정에서는 군 관계자들의 보좌관 전화 사실 진술이 누락됐다거나 주요 압수수색 사실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등의 잡음이 계속됐다.

수사가 부실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은 진술 누락 논란을 중심으로 벌어졌다. 이는 2017년 6월 추 장관의 보좌관이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왔다는 취지의 군 관계자 발언이 처음에는 조서에서 빠졌던 데서 비롯했다. 동의를 얻고 일단 기록하지 않은 내용이라지만 검찰이 지나치게 신중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에 의지가 있었다면 진술을 오히려 구체화하는 작업을 했을 것”이라며 “검찰이 이 사건을 보는 태도의 핵심이 여기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윤 총장의 지시는 “더는 때를 놓치지 말라”는 주문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군 자료는 보존 기간이 있는 만큼 검찰이 애초부터 군과 협조하거나 합동 수사를 벌여 관련 자료를 신속하게 확보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그간 있었다. 국방부가 서씨의 연대 행정업무 복무기록을 지난 6월 말에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국민일보 9월 14일자 2면 보도) 늑장 수사 논란은 더욱 커진 상황이었다.

서씨를 둘러싼 의혹은 애초 고발이 이뤄진 군무이탈 논란을 넘어 용산 배치 청탁,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등까지 오히려 확대돼 있다. 서씨의 지휘관이던 미8군 한국군 지원단장, 국방부 장관실에서 근무했던 군 장성 등의 증언을 통해서다.

윤 총장은 그간 정치권의 특별수사팀 요구에도 서씨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에 계속 맡겼고 수사 과정에 관여하지 않아 왔다. 추 장관으로부터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의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하는 등 한동안 대립 구도에 있었던 점을 감안한 태도였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모두가 궁금해하는 것은 서씨가 정말 아파서 병원에 갔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들보다 혜택을 받았느냐는 것”이라며 “청탁금지법에 초점을 맞춰 속도감 있는 수사가 진행됐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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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구 이경원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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