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기기 활용 여부로 교사 평가 나누면 위험… 교육 무너질 것”

국민일보

“정보화 기기 활용 여부로 교사 평가 나누면 위험… 교육 무너질 것”

[포스트 코로나 넘어 미래학교로] 대구 진월초 신민철 교사

입력 2020-09-16 04:07 수정 2020-09-16 04:07

대구 진월초 5학년 3반 교실에서 지난 9일 인터뷰한 신민철(사진) 교사의 첫인상은 ‘최첨단 교사’였다. 손에 쥔 휴대전화로 교실 모니터들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화상회의·인공지능 시스템과 클라우드 기반 원격수업 도구들을 차례차례 시연했다. 그는 “집에 있든 교실에 있든 학생에게 동일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도전 중”이라고 했다.

첨단 에듀테크 예찬론이 계속 이어질 줄 알았지만 인터뷰에서 강조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정보화 기기를 잘 다루는 교사는 참교사, 못 다루는 교사는 무능한 교사라는 프레임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교육은 무너지게 됩니다.”

신 교사가 생각하는 교육의 본질은 ‘학생의 인격적인 성장을 끌어내는 일’이다. 미래 교실에서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본다. 그는 “내공 있는 선생님들은 다른 도구 필요 없이 화상 수업 도구 하나만으로도 모니터 건너편 아이들의 변화를 끌어낸다”면서 “나는 그런 측면에서 좀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도구를 시도하는 측면이 있다. 베테랑 선배 교사와 협업 수업을 하고 있는데 ‘아 피드백은 저렇게 하는구나’라고 감탄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미래에 등장할 화려한 정보화 기기에 현혹돼 이를 잘 다루는 교사를 유능하게, 그렇지 않은 교사를 무능하게 여기면 학생들에게 정작 필요한 선생님을 교단에서 몰아낼 수 있다는 경고다.

이미 주변의 베테랑 교사들이 두려움에 떨며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교사는 “우리 원격수업은 현재 걸음마 단계다. 전 세계가 비슷한 상황”이라며 “열심히 걸음마 떼는 아이가 넘어졌다고 부모가 야단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성공이 아닌 실패 케이스에 주목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풍토가 교실 혁명을 이끌 것”이라며 “특히 베테랑 교사들이 도전하면 격려를 보내고 실패하더라도 비난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19’ 교육 현장에서는 학부모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학생들이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집에서도 수업을 듣게 될 것이며, 따라서 앞으로 가정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기에 교사 연수만큼이나 학부모 연수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 교사는 “예전에는 부모님들이 집에서 아이들 공부를 봐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부모님들이 원격수업 도구에 익숙하지 않으면 자녀와 소통도 어려워지고 자녀를 도와주기 어려울 수 있다”며 학부모의 동참을 요청했다.

대구=글·사진 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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