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위기는 본질 벗어난 데 있어 코로나로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국민일보

“한국교회의 위기는 본질 벗어난 데 있어 코로나로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한신대 개교 80주년 기념 심포지엄… 교회의 과제와 온라인예배 논의

입력 2020-09-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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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현 한신대 교수(왼쪽)와 김동환 연세대 교수가 15일 한신대 개교 8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오산=강민석 선임기자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식하는 건 성급한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류장현 한신대(조직신학) 교수는 15일 경기도 오산 한신대 경기캠퍼스 샬롬채플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한국교회의 위기는 코로나19 때문에 비로소 생긴 것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이던 위기가 코로나19로 인해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한신대는 개교 80주년을 맞아 국내외 석학들을 초청해 ‘코로나19 이후 문명의 전환과 한국사회’라는 주제로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 여러 세션 중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과제’를 발표한 류 교수는 “코로나19가 한국교회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라는 분석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며 “더구나 교회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무책임하고 자기 성찰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현재의 위기는 교회의 본질을 벗어난 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가시적 교회를 절대화해 중세 가톨릭교회처럼 성직주의와 교회주의, 물질주의에 빠져 있다”면서 “이제 ‘교회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교회의 자기 정체성을 묻는 ‘교회가 무엇인가’를 다시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교회는 헬라어로 에클레시아라고 하는데 이를 정확히 번역하면 공동체”라며 “교회는 정치권력을 추구하는 정당이나 친목을 도모하는 사교 집단이 아니라 신앙 고백에 근거한 신앙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된 온라인예배에 대한 신학적 논의도 이뤄졌다. 김동환 연세대 교수(기독교윤리학)는 “교회의 본질은 모이는 곳이 아니라 모이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이는 것이 교회의 본질이기에 모임의 핵심인 예배는 교회 사역의 핵심”이라면서도 “이때 모이는 곳은 교회의 본질이 아니기에 예배드리는 곳이 교회 건물이건 온라인 공간이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승성 세계선교신학대학(조직신학) 강사는 “교회는 대면예배만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온라인예배도 예배로 적극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예배를 예배가 아닌 것과 구분할 수 있는 본질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궁극적으로 이것은 예배고 저것은 예배가 아니라는 차별과 억압, 배제를 낳는다”고 전했다.

심포지엄 말미엔 연규홍 한신대 총장이 참가자를 대표해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와 신학교육의 미래를 위한 선언서’를 발표했다. 선언서에는 이웃 사랑의 실천, 형식적 신앙생활에서 실천적 생활신앙으로의 목회적 패러다임 변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신학으로의 전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연 총장은 “코로나19 재확산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개신교의 반사회적 퇴행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며 “초기 기독교 신앙의 중심이었던 헌신적인 이웃 사랑과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해방 전통을 코로나19 이후 회복하기 위해 선언서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오산=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