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다퉈볼만?” 민주당, 윤미향 조사대상서 제외

국민일보

“법정서 다퉈볼만?” 민주당, 윤미향 조사대상서 제외

기소 끝나 실효성 없다고 밝혀… 당원권 정지로 충분하다 결론

입력 2020-09-17 00:12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검찰 격인 윤리감찰단을 출범시키고 이상직 김홍걸 의원을 1호 조사대상으로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정의기억연대 활동 과정에서 준사기 및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사진) 의원은 조사대상에서 제외시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의 기소가 이뤄진 이상 굳이 윤 의원을 다시 감찰하는 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민주당이 밝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윤 의원의 혐의가 법정에서 유죄 여부를 다퉈볼만 하고, 제명까지 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16일 “사법적 판단에 따라 윤 의원의 거취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면서도 “이번에 윤 의원의 딸 유학문제 등 언론이 제기한 의혹 중 상당수가 기소대상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쟁점은 개인적으로 횡령했다는 약 1억원인데, 이 중 상당액은 단체 활동가로서 월 70~80만원을 월급조로 수년에 걸쳐 나눠받은 것”이라며 “재판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윤 의원에 대한 검찰 기소가 이뤄졌다고 해서 윤리감찰단 조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윤리감찰단은 당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 무엇이든 조사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미 검찰이 한번 스크린을 한 사안에 대해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는데 다시 들여다보는 건 불필요하다는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에서 기소를 하지 않은 사안은 그냥 그대로 끝인 것이고, 기소가 된 사안은 대법원 판결까지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의 비리 의혹에 대해 당 차원의 별도 진상 규명 없이 검찰 수사로 갈음하되, 이 역시 법정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으니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는 불필요하다는 게 현재 민주당이 내린 결론이다.

이날 당 지도부로서는 처음으로 윤 의원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힌 신동근 최고위원이 “기소된 내용의 진실은 재판에서 밝혀지겠지만 차제에 시민사회단체의 회계 투명성을 높여 시민의 신뢰와 참여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윤 의원은 자발적으로 탈당하지 않는 이상 민주당 의원 자격으로 법정 대응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반면 민주당은 이스타항공 직원 대량해고로 물의를 빚은 이상직 의원과 재산축소 신고 의혹을 받는 김홍걸 의원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두 의원에 대해 제명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특히 김 의원은 제명된 양정숙 의원과 성격이 같은 사례로 보고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두 의원에 대한) 감찰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윤리심판원에 (회부) 요청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지도부 인사는 “두 의원 사례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상향식 공천의 부작용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윤리감찰단장에는 판사 출신의 최기상 의원이 임명됐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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