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코로나 우한 제조’ 논문… 트럼프 옛 측근 배후설도

국민일보

수상한 ‘코로나 우한 제조’ 논문… 트럼프 옛 측근 배후설도

옌리멍 교수 트위터 등 계정 폐쇄… 인터뷰 영상에 ‘허위정보 경고’ 표시

입력 2020-09-18 00:05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유출됐다는 중국 출신 바이러스 학자의 주장에 대해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계정 폐쇄와 ‘허위정보 경고’ 딱지로 대응했다. 해당 학자의 배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극우 인사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뉴스위크에 따르면 트위터는 최근 이 같은 주장을 내세운 홍콩대 공중보건대학원 옌리멍 박사의 계정에 대해 가짜뉴스로 인한 오인 소지가 있다며 폐쇄 조치를 취했다.

트위터는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와 관련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트윗에 라벨(안내문)을 달아 알려주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특정 트윗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은 낮더라도 사람들이 혼동을 느끼거나 호도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라벨을 붙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팔로어만 6만명에 달하는 옌 박사의 계정 자체를 폐쇄했다. 트위터 측은 옌 박사의 트윗 중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문제가 됐는지 밝히지 않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미 폭스뉴스 간판 뉴스 프로그램 ‘터커 칼슨 투나잇’ 공식 계정에 소개된 옌 박사의 인터뷰 영상에 ‘허위정보 경고’ 표시를 달았다. 폭스뉴스는 지난 15일 ‘중국 내부 고발자: 이 바이러스는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는 자막과 함께 옌 박사와 진행한 인터뷰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옌 박사는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이 바이러스를 제조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서 “각국의 과학계는 중국 공산당과 연결돼 있으며 사람들이 진실을 아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옌 박사는 지난 14일 동료 연구자 3명과 함께 ‘코로나19가 자연진화보다는 수준 높은 연구소에서 조작됐음을 시사하는 게놈의 일반적이지 않은 특성과 가능한 조작 방법에 대한 상세한 기술’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며 바이러스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제조, 유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옌 박사의 이 같은 주장은 발표된 직후부터 학계의 반발에 직면했다. 앤드루 프레스턴 영국 배스대 교수는 뉴스위크에 “현재의 형태로는 이 논문에 어떤 신뢰도 줄 수 없다”고 전했다. 홍콩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옌 박사의 주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핵심 요소들에 부합하지 않으며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고 비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논문의 공동 저자로 등재된 연구자 3명의 이전 연구를 찾을 수 없었다”며 이들의 이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옌 박사의 연구가 미국의 극우단체 롤오브로소사이어티(Role of Law Society·법치사회재단)에서 지원을 받아 출판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롤오브로소사이어티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로 활동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지난해 설립한 극우 단체다. 재단은 창립 목적이 ‘중국 정치계와 법조계, 재계에서 만연한 부패와 야만성, 불법, 비인간성을 공개하는 것’일 정도로 노골적인 반중 기조를 띠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초부터 꾸준히 주장해 온 ‘우한 실험실 유출설’과 재단이 발표한 논문의 내용이 유사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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