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머릿돌에 성경 구절… 크리스천 기업인 숨기지 않고 선포”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박물관 머릿돌에 성경 구절… 크리스천 기업인 숨기지 않고 선포”

제주 무민랜드·헬로키티 아일랜드 세운 제이콥 김종석 대표

입력 2020-09-25 18:46 수정 2020-09-25 21:37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흰색의 포동포동한 외모를 가진 ‘무민’은 흡사 하마를 닮았다. 하지만 하마는 아니다. 무민은 핀란드 태생의 트롤이다. 트롤은 북유럽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 속 괴물을 말하지만, 한없이 귀여운 무민의 모습에서 괴물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핀란드 동화작가 토베 얀손(1914~2001)의 손끝을 거쳐 태어난 무민은 ‘평화의 사도’로 알려져 있다.

김종석 대표가 제주도 서귀포 무민랜드제주에 있는 무민 모형 옆에서 무민이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가 된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품고 있던 핀란드 국민에게 희망과 평화를 향한 메시지를 선물하려던 작가의 바람이 무민이라는 캐릭터에 담겼다. 무민은 실제 핀란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고 긴 세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민이 등장하는 얀손의 첫 동화는 ‘무민 가족과 대홍수’(1945). 발간 이후 75년 동안 50여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로 퍼졌다. 동화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아이들만 좋아하는 건 아니다.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는다는 게 무민의 특징이다.

무민랜드제주 전경. 무민랜드제주 제공

무민과 그의 가족이 최근 제주도 서귀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이 사는 마을에는 갈등 대신 평화와 치유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이들에게 무민이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가 깃든 곳은 바로 ‘무민랜드제주’다. 이곳은 핀란드와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세워진 무민 박물관이다.

디지털로 구현된 무민의 산책로 모습. 무민랜드제주 제공

지난 20일 찾은 무민랜드에서는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핀란드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개관한 지 고작 열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입소문이 나 관광객이 줄지어 찾아왔다.

무민랜드에는 얀손이 무민을 주인공으로 쓴 동화의 장면들이 재현돼 있다. 모든 전시물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구현해 냈다. 무민이 걸었을 법한 무민 정원을 지나면 무민과 가족들의 삶의 모습을 재현한 3층 집에 도착한다. 층마다 무민과 가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토베 얀손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도 있다.

무민 가족이 소풍을 가 식사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무민랜드제주 제공

전시관 2층에 있는 카페는 벌써 명소가 됐다. 제주도의 남서쪽 바다를 향해 뚫린 큰 유리창을 통해 산방산이 한눈에 보인다. 산방산 쪽으로 배치된 쿠션은 관람객들이 줄을 서 기다렸다 앉는 곳이다. 카페의 한쪽 구석에는 무민과 관련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무민랜드제주’로 검색하면 이곳을 다녀간 이들의 행복한 표정을 볼 수 있다.

무민을 소개하는 공간을 제주에 세운 곳은 주식회사 제이콥이다. 2014년 서귀포에 헬로키티 아일랜드를 세운 제이콥은 각박한 세상에 평화와 화해의 씨앗을 심기 위해 무민랜드의 문을 열었다.


제이콥을 이끌고 있는 김종석 대표는 크리스천 기업인이다. 김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도 늘 기독교인이란 사실을 감추지 않고 선포했다”면서 “회사 이름 제이콥도 야곱”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앙인의 관점에서 무민이라는 캐릭터에 호기심이 생겼는데, 2차 대전 후 독일이 할퀸 핀란드인들의 마음을 위로했던 무민이 평화의 섬 제주에 전할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무민랜드에 오셔서 쉼과 위로, 치유의 기쁨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 권사인 김 대표는 김병삼 담임목사가 신앙의 멘토라고 했다. 그가 사업 파트너들에게 항상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것도 ‘선포하라’는 김 목사의 메시지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도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거로 유명하다. ‘결과물로 승부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김 대표는 헬로키티 아일랜드에 이어 무민랜드 머릿돌에도 성경 구절을 새겼다. 무민랜드 머릿돌에는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 미련한 자와 사귀면 해를 받느니라”는 잠언 13장 20절 말씀이 기록돼 있다. 드나드는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박물관 입구에 머릿돌을 세웠다.

김 대표는 2007년 인테리어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외우고 있는 성경 구절이 있다고 소개했다.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이사야 43장 1절 말씀이다.

김 대표는 무민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긍정의 에너지를 얻기를 바랐다. 그는 “무민랜드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세상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던 무민의 흔적이 가득하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의 힘을 발휘했던 무민처럼 코로나19라는 고난을 긍정적으로 이겨내는 힘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서귀포=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