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삶은 계속된다

국민일보

[한마당] 삶은 계속된다

오종석 논설위원

입력 2020-09-25 04:04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And Life Goes On)’는 영화가 있다. 1990년 대지진이 발생한 이란 북부지역을 배경으로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꼬마들의 생사를 추적하는 감독 부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자신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하였던 두 소년이 걱정된 감독은 어린 아들과 함께 아이들을 찾으러 길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지진으로 65명의 친척을 잃은 상황에서도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 여동생과 조카 셋을 한꺼번에 잃고도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난민촌에 안테나를 세우는 청년 등을 만나게 된다. 1992년 제45회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선정됐다. 이후에도 대지진 등 자연재해뿐 아니라 인생에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보통의 삶을 다시 살아가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문학작품 등에서 ‘삶은 계속된다’는 말이 종종 사용됐다.

방탄소년단(BTS)은 23일 제75차 유엔 총회를 맞아 보건안보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서 특별 화상 연설자로 나서 “삶은 계속된다(Life goes on)”고 외쳤다. 전 세계를 향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연대해서 함께 잘 살아가자는 메시지다. “우리 모두의 앞에 놓인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하며 가슴이 뛰었는데, 그 상상 속에는 코로나19는 없었다. 모든 월드투어가 취소됐고, 밤하늘의 별조차 볼 수 없었다.” “모든 게 불확실한 세상일수록 항상 나, 너 그리고 우리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고, 해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BTS는 6분여의 영상 메시지에서 코로나로 인한 절망과 외로움 속에서도 함께 음악을 만들며 다시 일어선 자신들의 경험담을 진솔하게 들려주며 희망을 얘기했다. 일곱 멤버는 한 명 한 명이 “삶은 계속된다”고 말한 뒤 “함께 살아내자(Let’s live on)”고 청하는 것으로 영상을 마무리했다. 이들의 메시지는 코로나로 실의에 빠진 전 세계 청년 세대는 물론 모든 사람에게 위안이 되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가 됐다.

오종석 논설위원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