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의 명 클리닉] 실명 부르는 ‘당뇨망막증’… 황반부종 발생땐 레이저 치료

국민일보

[글로벌 명의 명 클리닉] 실명 부르는 ‘당뇨망막증’… 황반부종 발생땐 레이저 치료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권오웅 원장

입력 2020-10-15 20:11 수정 2020-10-15 20:13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권오웅 원장(가운데)이 당뇨망막증으로 실명위기에 처한 한 당뇨 환자의 눈을 수술하고 있다. 당뇨망막증은 어떻게든 초기에 발견, 약물치료로 진행을 억제해야 실명위험을 막을 수 있다. 누네안과병원 제공

나이가 들어 시력이 점점 떨어지거나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기 시작한다, 특히 밤중에 눈이 잘 안 보인다, 전에 없던 비문증(먼지나 벌레 같은 것들이 떠다니는 것 같은 증상)이 생겼다, 시야 일부가 가려져 안 보인다….

모두 망막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위험 신호들이다.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런 시력 이상으로 안과를 찾는 50대 이상 장·노년층 환자 10명 중 7~8명이 ‘망막에 병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이 27.6%로 가장 많고, 그 뒤로 60대 27.5%, 50대 22.3%의 순서다.

망막은 안구 뒤쪽 내벽에 벽지처럼 붙어있는 얇은 신경조직이다. 우리 눈에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어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카메라의 필름과 비슷한 기능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하다.

망막에 병이 생기면 이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고, 시력이 약해지거나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게 된다.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권오웅 원장의 도움말로 성인 3대 실명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당뇨망막증과 속칭 눈 중풍(망막혈관폐쇄증)으로 귀중한 시력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권 원장은 연세의대 안과학교실 주임교수와 세브란스 안· 이비인후과 임상과장 및 병원장, 누네안과병원장을 역임했다. 또 아시아-태평양 망막학회 창립 멤버였고, 중국 망막질환 전문 학술지 국제 편찬위원과 세계황반학회 국제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권 원장은 대한안과학회와 한국망막학회장을 역임하고 임상시각전기생리학회 창립 및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현재 유럽 및 미국망막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자료=누네안과병원

Q. 근시성 망막병증이 황반변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데?

A. 근시성 망막병증은 말 그대로 근시로 인해 생기는 망막병증을 가리킨다. 우리나라 사람의 근시 유병률은 전 인구의 11~36%에 이르는데, 이들 중 2.7~3.2%가 근시성 망막병증을 합병하고 있다. 근시가 -6.0디옵터 이하로 아주 심한 사람들에서는 시신경과 황반주위 맥락막 혈관에 손상이 오는 등 비정상적인 망막변화가 많이 관찰된다. 이를 변성근시, 또는 진행성 근시 망막병증이라고 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기 사용 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근시 환자가 덩달아 증가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근시가 심할수록 근시성 망막병증은 물론 황반변성 합병 위험 역시 높아진다. 근시가 심하면 망막박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격자변성 등 주변 망막병증도 많이 발생한다.

Q. 성인 3대 실명원인 중 하나라는 당뇨망막병증은?

A. 한마디로 당뇨 합병증이다. 당뇨로 인해 망막모세혈관이 파괴되고, 급기야 시력까지 잃게 된다. 당뇨는 인슐린호르몬 분비 기능에 문제가 생겨 혈당 농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신경계와 혈관계에 여러 합병증을 일으킨다.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다. 그러다가 시세포가 밀집돼 있는 황반부 미세혈관의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시력저하가 본격화된다. 주의할 것은 이 과정을 단순한 노안 현상으로 잘못 받아들여 방치하다 황반부종, 유리체, 망막출혈 등과 같이 돌이킬 수 없는 망막병증을 자초하는 당뇨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Q. 눈 보호를 위해 무엇보다 당 조절이 중요하다는 뜻인가?

A. 그렇다. 당뇨 환자들은 공복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 그리고 당화혈색소 수치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은 당화혈색소 수치다. 당화혈색소만 잘 관리해도 당뇨망막병증을 비롯한 당뇨 합병증 발생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당화혈색소는 6.5% 이상이면 비정상적 수준, 즉 당뇨로 간주된다. 5.6% 이하가 정상이고 5.7~6.4% 범위라도 당뇨 전 단계로 판정된다. 혈당강하제를 투약하는 것은 물론 하루 30분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당뇨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당화혈색소 관리에 도움이 된다. 당뇨 환자들은 혈당 조절이 잘 될 때도 6개월~1년마다 안과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혈당조절이 잘 되는데도 망막병증이 생기고 심해지는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Q. 당뇨망막병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A. 눈 상태에 따라 약물요법, 레이저요법, 눈 속 주사요법, 망막 수술(유리체 절제술)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망막 중심부 황반 주변의 미세혈관 손상으로 ‘황반부종’이 발생하면 레이저와 눈 속 직접 주사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이마저도 소용이 없을 때 사용되는 최후의 치료 수단이다.

Q. 눈에 오는 중풍, 망막혈관폐쇄란?

A.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일어나듯 눈에도 비슷한 증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를 속칭 눈에 오는 중풍, 즉 망막혈관폐쇄증이라고 한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망막혈관폐쇄증 환자 수가 최근 5년 사이 45.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망막에도 동맥과 정맥이 있다. 먼저 망막동맥이 막히면 혈액 보급로가 끊기면서 급격한 시력저하가 오게 된다. 발생 2~3시간 안이 골든타임이다. 제때 응급치료를 받지 못하면 실명하게 된다. 망막정맥폐쇄는 대개 한쪽 눈에서만 발병하며 환자가 자각하기 힘들 정도로 증상이 가볍게, 서서히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개 레이저와 항체주사, 스테로이드 주입술 등으로 부종을 내리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Q. 망막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A. 당뇨망막병증이나 망막혈관폐쇄를 예방하려면 평소 올바른 건강관리와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흡연과 음주를 삼가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 음식을 짜게 먹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신체 건강을 보살피는 노력도 중요하다. 40대 이후부터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안과를 방문, 안저촬영검사를 통해 망막의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특히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당뇨망막병증이나 망막혈관폐쇄증 위험군이기도 하므로 안과 정기검진과 상담을 생활화해야 한다.

이기수 쿠키뉴스 대기자 elgi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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