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마비의 시대…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태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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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마비의 시대…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태아를 위하여

태아는 사람 낙태는 살인이다 <5>

입력 2020-10-1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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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프로라이프 소속 44개 단체 회원들이 지난 7일 서울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낙태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국민일보DB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11일 형법상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 결정의 요지는 낙태죄 조항이 태아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더라도 임신 기간 전체에 걸쳐 행해진 모든 낙태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헌재의 결정 후 정부는 최근 형법 및 모자보건법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정부안의 주요 내용은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14주까지는 임의로 낙태를 허용하고, 임신 24주까지는 의학적 우생학적 윤리적 사회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안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 첫째, 정부안은 형식적으로는 낙태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낙태를 전면 허용한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보고에 의하면 낙태의 95.3%가 12주 이내에 이뤄지고 있다. 국가형벌권을 발동하겠다는 낙태죄 개정안은 법적으로 실효성이 없는 법률안이다.

둘째, 사회·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낙태를 24주까지 허용하겠다는 조항은 태아생명 보호라는 낙태죄 조항의 입법 목적을 몰각시킬 뿐만 아니라 헌재 결정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사회경제적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고 구체적이지도 않다. 일반적으로 법 조항의 불명확성은 수범자에게 행위 선택을 주저하게 하는데 이번 정부안은 임신 24주까지는 낙태를 해도 된다고 권장하고 있다. 자연법적으로나 실정법적으로 최고의 기본권인 생명권에 대한 진지한 고뇌를 정부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셋째, 사회·경제적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낙태가 허용된다는 ‘실체적 내용 기준’이 ‘절차적 기준’으로 변질됐다. 낙태를 허용할 만한 사회·경제적 실체적 내용을 입증해야 하는데 정부안은 “상담절차와 출산 및 양육에 관한 정보를 듣고도 낙태 결심을 했다”면 사회·경제적 사유에 ‘해당’된다는 추정 규정을 형법에 규정하고 있어 이러한 형식적 절차만 이행하면 아무런 제약 없이 낙태를 24주까지 가능하도록 개악한 것이다.

넷째, 임신 24주의 태아는 권리능력이 부여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엄격하게 보자면 법적으로 태아와 사람은 구분되는 개념이다. 민법에서는 태아가 전부 노출됐을 때를 사람의 시기로 보고 있으며, 형법에서는 임부에게 진통이 왔을 때 사람의 시기로 보고 있다. 임신 24주의 태아는 낮과 밤을 구별할 수 있고, 청각이 발달해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생명체다. 조산하였을 때에는 의학의 도움으로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는, 법적으로 권리능력이 인정되는 존재다. 이번 정부안은 이러한 단계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합법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섯째, 미성년자의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낙태를 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민법상 부모의 자녀에 대한 친권의 효력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낙태로 인해 발생하는 후유증은 출혈, 감염, 마취 부작용에 따른 사망 가능성, 골반염, 자궁 천공 등을 유발하며 우울증, 죄책감, 대인기피증 등 정신적 폐해도 심각하다. 이처럼 중요한 결정에 가장 든든한 지지자이며 버팀목인 부모의 역할을 배제한 것은 사회의 최소단위인 가족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졸속으로 개정된 악법임을 의미한다.

여섯째, 현대 국가는 복지국가이며 적극 국가이다. 어느 시대보다 국가의 후견적 의무가 강조되고 있는 시기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체벌을 금하기 위해 국가가 후견자의 지위에서 부모의 징계권을 삭제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 자녀의 시초인 태아에 대해서는 이와 모순되는 정부안을 내놓았다. 국가의 법률안은 헌법을 정점으로 해 체계적이어야 하고 통일성을 갖춰야 하는데, 이번 정부안은 도대체 기준을 찾을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이다. 한갓 피조물이 예수님도 귀하게 여기는 생명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생명체를 죽이겠다는 법률안을 발의했다. 돈 몇 푼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힘들고 어렵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됐다고 하지만, 어떻게 국가가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단 말인가. 태아는 생명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국가는 태아를 위해 더욱더 강력한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목적이고 헌법을 수호하는 책임 있는 정부의 태도라 할 것이다.

권우현 자유와인권연구소 변호사
약력=성균관대 법학과,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현 법무법인 추양 가을햇살 변호사, 자유와인권연구소 법률위원.

[태아는 사람 낙태는 살인이다]
▶①하나님께서는 잉태되기도 전에 우리를 아시고 선택
▶②철저하게 회개해야 할 가장 큰 죄악은 낙태
▶③주님은 지극히 작은 생명이라도 지키는 일에 기뻐하신다
▶④미국은 지금 생명권 수호 위해 투쟁 중
▶⑥‘곤경’에 처한 여성 위해 낙태 허용? 사회적 책임이 먼저
▶⑦14주 이내 낙태 허용 국가의 ‘반생명 문화’에 동참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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