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들, 극장 건너뛴 채 OTT 직행 타진 늘어… 파장 예고

국민일보

신작들, 극장 건너뛴 채 OTT 직행 타진 늘어… 파장 예고

코로나 장기화에 활로 모색 나서

입력 2020-10-16 04:05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고심 중인 영화들. ‘낙원의 밤’(왼쪽)과 ‘콜’. NEW 제공

영화관 대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직행을 고심 중인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극장 중심 국내외 영화계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올해 초부터 극장들이 우려하던 일이 팬데믹 장기화로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영화계에는 ‘콜’ ‘낙원의 밤’ 등 중형급 안팎의 국내 영화들이 OTT 공개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두 영화 투자배급사인 NEW는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영화를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넷플릭스도 개봉의 한 방편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두 작품 모두 세간의 관심을 받는 기대작이었다. 스릴러물 ‘콜’은 박신혜 전종서 김성령 이엘 오정세 이동휘 등 베테랑이 대거 참여했으며,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낙원의 밤’은 지난달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나온 가장 뛰어난 갱스터 영화 중 하나”라는 평을 얻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OTT를 물망에 올리게 됐다.

넷플릭스 공개가 확정되진 않았어도 이들의 행보가 영화 생태계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머지않아 ‘OTT 직행’ 카드가 보편적인 영화 개봉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다. 극장 관객이 급감한 지금 OTT는 영화 제작진이 손익분기점을 맞출 몇 안 되는 방편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4월 한국 영화 최초로 넷플릭스로 직행한 ‘사냥의 시간’은 OTT 측에서 115억원 정도의 제작비를 얼마간 보전할 만한 금액을 제시하면서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개봉을 시도했었던 ‘콜’은 특히 홍보비용의 소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현재 개봉을 타진 중인 영화들이 물밑에서 OTT로 활로를 모색 중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콜’ ‘낙원의 밤’과 함께 넷플릭스 공개설이 돈 영화 ‘차인표’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넷플릭스 개봉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도, 결정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넷플릭스와 논의를 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극장 개봉용 영화는 통상 2~4주 정도의 극장 유예기간(홀드백)을 둔 뒤 OTT·IPTV 등 부가판권 시장에 공개됐다. 그리고 극장 수익을 영화 제작사·투자배급사 등이 함께 나눠 갖는 구조였다. 그런데 코로나19로 OTT 시장이 빠르게 부상하면서 영화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앞선 4월 당시 CGV·롯데시네마는 극장과 VOD에서 동시 개봉한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투어’에 대해 영화 생태계를 고려해 상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해외도 유사한 상황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제작사 파라마운트의 영화 ‘커밍 2 아메리카’가 극장을 건너뛰고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파라마운트는 아마존으로부터 1억2500만 달러(약 1433억원)을 받게 된다. 또 디즈니는 북미 극장 개봉을 포기한 실사 영화 ‘뮬란’을 자사 OTT인 디즈니플러스로 공개한 데 이어 픽사 새 애니메이션 ‘소울’도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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