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곧 결론 나온다는 원전 감사, 정치에 휘둘려선 안돼

국민일보

[사설] 곧 결론 나온다는 원전 감사, 정치에 휘둘려선 안돼

입력 2020-10-16 04:02
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국회 법사위 국감에 나와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를 늦어도 20일까지 발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일 국회가 청구한 이번 감사는 이미 법정 시한을 8개월 이상 넘겼다. 감사 결과 최종 결정 단계인 감사위원회에서도 지난 7~8일, 12~13일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최 원장이 “감사위원회에서 중요한 쟁점 사항에 대해 모두 합의했다”면서 “지금은 감사위원회에서 개진된 감사위원들 의견을 담은 최종 문안을 작성 중”이라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 사안은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등이 얽힌 매우 전문적이며 복잡한 사안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문제는 전문가 사이에도 찬반이 엇갈리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맞물린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감사원은 본분에 충실해 정치적 이해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타당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국민의 입장에 서서 국가 이익에 합당한 방향으로 조속히 결론을 내리는 게 마땅하다.

여당 의원들이 최 원장과 친여 성향 감사위원들 간 충돌설이나 최 원장 사퇴설 등을 내놓으며 닦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려스럽다. 감사원은 헌법기구로 독립성을 가지며 감사원법에도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고 돼 있다. 감사위원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운동에 관여할 수 없다고도 못 박고 있다. 국가 행정에 대한 감시자로서 기능이 정치권력에 의해 약화하면 결국 국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에 생긴 조항들이다. 여당은 물론 야당도 특정 감사 결과를 상정해 놓고 감사원을 압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 원장은 감사팀이 목표를 정해놓고 강압적 감사를 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감사 저항이 굉장히 많은 감사였다”면서 국회가 동의할 경우 모든 감사 자료를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번 감사가 이례적으로 오래 지연되고 최종 결정이 늦어진 이유, 감사가 중립적이고 합당한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등의 논란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면 감사 자료를 공개해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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