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안보 불협화음 커져… 동맹관계 훼손 피해야

국민일보

[사설] 한·미 안보 불협화음 커져… 동맹관계 훼손 피해야

입력 2020-10-16 04:03
미국에서 14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동맹 관계가 삐걱거리는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작심하고 한국 측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했는데, 방위비 협상이 빨리 타결되지 않으면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이 어려울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도 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서도 양국의 입장차가 부각됐다. 이런 불협화음 때문인지 예정됐던 공동기자회견이 미국 측 요구로 갑자기 취소됐다. 이날 파열음이 나온 데 대해선 일단 미국 측 책임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반도 방위에 드는 비용을 합리적으로 분담하려는 게 아니라 동맹국에 최대한 많이 떠넘겨 자국의 부담을 줄일 생각만 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전년 대비 13%가량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하고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협상은 다시 교착된 상태다. 다음 달 미국 대선 결과 정권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므로 트럼프 정부의 무리한 요구를 우리가 서둘러 수용할 필요는 없다.

다만 전작권 전환에 대해선 정부가 너무 조급해하고 있다. SCM에서 서욱 국방장관은 ‘전작권 전환 조건의 조기 구비’를 강조한 반면 에스퍼 장관은 조건 충족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양국이 합의한 전환 조건은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과 북핵·미사일 대응능력 확보, 한반도 주변 안보환경 조성이다. 전작권 전환은 군사 주권을 되찾는 역사적인 일이지만 이를 정권 임기 내 달성하겠다는 일념에 졸속으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 국가 안보의 틀을 바꾸는 사안이기 때문에 향후 안보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오랜 동맹이더라도 어떤 사안에 대해 이견을 보일 수는 있지만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미(13~16일)를 계기로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 조율이 이뤄져 동맹 관계 훼손 우려가 불식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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