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더기 선거법 기소, 엄정 재판 뒤따라야

국민일보

[사설] 무더기 선거법 기소, 엄정 재판 뒤따라야

재산 허위신고 기소 눈길 6개월 불과한 공소 시효 의원 특혜… 연장 필요

입력 2020-10-17 04:01
4·15 총선에서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의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공소시효 만료 시한인 15일까지 검찰이 기소한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선자가 각각 10명 수준이다. 20대 총선과 비교하면 기소 건수가 10%가량 줄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선거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엄정하고 신속한 재판이 이뤄져 선거 과정의 불법 행위가 있었다면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허위 재산신고 부분이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홍걸 의원은 배우자 명의 10억원짜리 상가 대지 등을 누락한 혐의로 기소됐다. 더불어시민당 출신 양정숙 의원과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도 기소됐다. 모두 비례대표 당선자들이다. 허위 재산 신고는 학력이나 경력에 비해 선거 영향력이 작고 비례대표 후보의 경우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당선이 결정된다. 하지만 검찰이 기소한 것은 이 사안을 엄중히 본다는 의미다. 재판 과정에서 재산 신고 누락 경위와 고의성 등을 규명한 다음 그에 따른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게 재발 방지와 공명선거 정착을 위해 필요하다.

선거 회계 부정 등의 혐의로 8차례 검찰 출석 요구를 받고도 거부한 민주당 정정순 의원이 끝내 소환 조사도 받지 않고 기소된 점은 유감스럽다. 정 의원 소속정당인 여당이 자진 출석만 권유할 게 아니라 보다 책임감을 갖고 움직이고 검찰도 일찍 체포동의안을 제출했다면 국민이 보기에 한심한 파행이 빚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거법 공소시효를 늘리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선거일로부터 6개월로 돼 있는 현행 시효로는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회의원들의 경우 4월 총선 이후 첫 정기국회 개회일인 9월 초까지 4개월여의 시한밖에 없고 임시국회도 자주 열려 의원들이 ‘회기 중 불체포’라는 특권의 그늘 뒤로 숨을 공산이 크다. 결국 검찰로서는 체포동의안을 낼 수밖에 없고, 국회는 이를 둘러싼 논란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선거 과정에서 으레 뒤따르기 마련인 잡음을 조기에 정리함으로써 당선인이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겠지만 6개월 공소시효가 국회의원 특권의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차제에 시효 연장을 검토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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