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혁신도시, 충남이 주도하는 국가균형발전

국민일보

[시론] 혁신도시, 충남이 주도하는 국가균형발전

양승조 충남도지사

입력 2020-10-20 04:06

마침내 내포신도시가 혁신도시로 지정됐다. 220만 충남도민의 염원이 한데 모아진 결과다. 2000년대 들어 우리 사회에 떠오른 화두는 지방화와 균형발전이었다. 산업화 시대에 지방은 오랫동안 소외됐다. 모든 게 수도권으로 집중됐다. 이런 중앙집중형 체제는 압축성장이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수도권 중심 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지방화와 균형발전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된 까닭이다.

2004년 노무현정부는 지방화와 균형발전 시대를 선포했다. 신(新) 국토 구상은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새로운 틀이자 국민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이는 희망의 선언이었다. 우리 국토를 통합형, 자립형, 개방형으로 변모시킬 담대한 청사진이었다. 이를 얼마나 강력하게 그리고 유기적으로 결행하는가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었다. 그때 우리가 꿈꿨던 ‘미래’는 세종시와 전국의 혁신도시로 ‘현재’가 됐다.

분명 국가 균형발전의 길은 옳았다.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활력이 됐고, 혁신도시는 지역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일부 문제가 발생했다. 균형발전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소외당한 지방이 생겨난 것이다. 바로 충남과 대전이다. 특히 충남은 세종시 출범을 위해 연기군과 공주시 2개 면을 내놓은 지역이다. 세종시 출범 당시 9만6000명의 인구, 437.6㎢의 면적, 그리고 약 1조8000억원의 국민총생산(GRDP) 감소라는 불이익을 감수했다. 오로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충남에 돌아온 건 박탈감과 소외감뿐이었다. 15년 동안 전국에 10곳의 혁신도시가 지정돼 수많은 공공기관이 이전했고 지역경제를 발전시켰지만 충남은 모든 것으로부터 소외된 채 머물러 있어야 했다. 충남에는 세종시라고 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됐으니 그걸로 충분하지 않느냐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이 말은 어불성설이다. 세종시는 충남 산하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특별자치시다. 충남과는 별개의 독립된 광역자치단체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많은 걸 양보한 뒤 역차별을 받아야 하는 도민들의 심정은 말이 아니었다. 분노를 표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하지만 충남도민은 분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고 국회와 정부를 끊임없이 설득했으며 100만명 넘는 도민의 서명을 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이뤄냈다.

충남 혁신도시 지정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올바른 길이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여러 폐해가 심화하고 있는 지금, 충남을 환황해권 중심도시로 성장시키는 것은 경부축 중심인 우리나라의 발전 구도를 동서축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국가 균형발전의 중추인 행정수도 세종시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한편 혁신도시 지정이 바로 공공기관 이전 촉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결단할 문제다. 혁신도시 지정으로 새로운 성장의 마중물을 담을 그릇 안에 무엇이 담길지는 오로지 국가 균형발전 전략에 기초해야 할 것이다. 충남은 혁신도시 지정이 충남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닌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완성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오늘날 국가 균형발전의 설계도를 그린 노무현 대통령이 지방화와 균형발전 시대를 선언한 지 16년이 지났다. 이제는 진정 중앙과 지방, 지방과 지방 간 협력과 상생을 통해 진정한 지방화와 균형발전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다. 충남 혁신도시 지정이 우리가 진정 바라마지 않는 실질적 균형발전 완성을 위한 대담한 도약이 되길 희망한다.

양승조 충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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