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온 베트남인, 고국 복음화 일꾼으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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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온 베트남인, 고국 복음화 일꾼으로 키운다

비라카미선교신학대 제주캠퍼스 설립… 제자화 사역 첫발

입력 2020-10-20 03:00 수정 2020-10-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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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라카미사랑의선교회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제주 제주대학로 비라카미선교신학대 제주캠퍼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베트남 선교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베트남에서 30년 이상 선교한 비라카미사랑의선교회(본부장 장요나 선교사)는 지난 15일 제주 제주대학로 ‘비라카미선교신학대 제주캠퍼스’에서 설립 예배를 드리고 베트남 선교를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2월 말부터 한국에 머무는 장요나 선교사는 제주대에서 베트남 학생들과 교제하며 복음을 전한 이성모 제주디딤돌선교회 대표와 연합해 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제주도에는 현재 1000여명의 유학생과 6000여명의 근로자 등 7000여명의 베트남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학대는 이들을 복음의 일꾼으로 세우는 전초 기지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날 장 선교사와 이 대표를 만났다.

시작은 이 대표의 캠퍼스 사역이었다. 이 대표는 2014년 제주 대정읍 보성리의 7개 마을교회와 함께 선교회를 발족하고 작은 교회를 섬기는 사역을 시작했다. 무료 급식을 하며 미자립교회가 전도할 때 도시락을 나눌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금식기도 중 청년을 일으키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이듬해 4월 제주대 정문 앞에서 무료도시락 사역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한국인 학생들이 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주대에 유학 온 베트남 학생들 20여명이 몰려왔다”며 “베트남 선교를 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 같았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를 비롯해 선교회 스태프 7명은 매일 20~30명의 베트남 학생들과 축구를 하고 식사 교제를 했다. 문제는 언어 소통이었다. 이 대표는 “유학생이다 보니 한국어를 조금 할 수 있어서 그들로부터 베트남어를 배웠으나 역부족이었다”며 “장 선교사님께 베트남 통역이 가능한 사역자 한 명만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장 선교사는 지난해 11월 제주 시온교회에서 부흥 집회를 인도하며 제주에 거주하는 베트남인들이 대부분 베트남 북쪽 지역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비라카미사랑의선교회는 2000년 9월 베트남에 비라카미선교신학대를 설립, 졸업생 890명을 배출했다. 선교회는 이들을 통해 베트남 남부 지역에 320개 교회를 세워 복음화에 힘썼다. 그러나 북쪽엔 하노이 지역에 1개 교회를 설립했을 뿐이었다.

올해 초 장 선교사는 ‘새 판을 짜주겠다’는 성령의 음성을 듣고 단식을 시작했고 제주에 비라카미선교신학대 제주분교를 세우라는 응답을 받았다. 장 선교사는 “지난해 11월 부흥 집회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무릎을 쳤다”며 “하나님의 계획은 항상 고난과 시련 속에 이뤄짐을 경험했다. 코로나19가 없었으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대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신학대 제주캠퍼스 전경.

내년 3월 개강하는 신학대는 3년 과정으로 성서학과와 신학과에서 각각 30명 정원으로 학생을 모집한다. 장 선교사가 학장, 이 대표가 교무처장, 손윤탁 남대문교회 목사 등이 섬길 예정이다.

장 선교사는 “베트남 유학생을 제자화하기 위해선 베트남 본국에서 선교회를 통해 훈련받는 현지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호찌민 등에서 20명을 데려와 한국에서 유학하도록 하고, 각각 이들이 제주에서 만난 베트남인 2명씩을 품고 제자화하는 방법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년 뒤 신학대 졸업생들로 인해 베트남 북쪽에 복음의 깃발이 세워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비라카미사랑의선교회 회장 최요한 남서울비전교회 목사는 이날 설립예배 설교에서 “하나님은 선교를 위해 우리가 연합하길 원하신다”며 “제주에서 베트남 선교로 인해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이 일어나길, 제주가 선교의 전초 기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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