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0월 21일] 감사자와 감시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가정예배 365-10월 21일] 감사자와 감시자

입력 2020-10-21 03:03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찬송 : ‘아 하나님의 은혜로’ 310장(통 410)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18장 9~12절

말씀 : 복음서에서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의 적대자로 등장합니다. 이들은 예수님이 하시는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어떻게 해서라도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때마다 예수님은 지혜로운 답변으로 이들의 비판을 통쾌하게 막아내었지요.

바리새인과 세리 비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에서 근엄하고 경건한 바리새인을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바리새인은 성전에 올라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바리새인의 기도는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우리말 성경에서는 ‘감사합니다’가 뒤에 나오지만, 헬라어 성경에서는 맨 첫머리에 나옵니다.

제가 평신도들을 위한 누가복음 해설서로 ‘누가복음에 풍덩’이란 책을 쓰고 있을 때였습니다. 바리새인이 기도하는 바로 이 대목을 해설하는 중에 휴대전화 문자가 왔습니다. 집필을 잠시 멈추고 문자를 확인해 보았더니 ‘오 목사님, 여러모로 늘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자세히 보았더니 ‘감사합니다’가 아니라 ‘감시합니다’로 되어 있었습니다. 획을 하나 빠뜨린 것이지요. 저를 늘 감시하다니요. 아찔한 생각이 들면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다시 와서 성경을 펼쳐 들고 바리새인의 기도를 읽었더니 놀랍게도 ‘감사합니다’가 ‘감시합니다’로 읽어지는 게 아닙니까. 그 순간 ‘감시합니다’라는 말이 바리새인의 속성을 너무 잘 드러내는 말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저는 신이 나서 독자들의 웃는 표정을 상상하며 원고를 써 내려갔습니다.

확실히 바리새인은 감시자입니다. 이들은 밤낮으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신앙을 감시하고 비판했습니다. 자나 깨나 감시, 앉으나 서나 감시, 길을 갈 때나 일을 할 때도 감시, 오로지 감시뿐입니다.

이 비유에서도 바리새인은 기도하면서도 성전 한쪽에 있는 세리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11절) 하나님께 기도하는 중에도 한편으로는 옆에 있는 세리의 모든 행동을 낱낱이 살펴보고 있습니다. 바리새인은 기도할 때에도 감시자의 본능을 숨기지 못합니다.

예수님이 병든 사람들을 고쳐주었을 때도 바리새인들은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고 예수님의 행동을 감시했습니다. 예수님이 혹시라도 안식일을 범하지는 않는지, 혹시라도 율법에 합당치 않은 일을 하지는 않는지 감시의 눈을 번뜩이며 쳐다보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 땅의 어떤 사람에게도 남을 감시하거나 심판하는 권한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감찰을 받아야 하고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야 할 죄인들입니다. 심판자는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남을 감시하고 심판하는 것은 심판자이신 하나님을 대신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감시자가 아니라 감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기도 : 하나님, 불꽃 같은 눈동자로 우리를 살펴 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