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간안보와 국방뉴딜

국민일보

[기고] 인간안보와 국방뉴딜

김영표 연구그룹미래세상 대표

입력 2020-10-22 04:07

코로나19가 지구촌 곳곳으로 빠르게 전파되면서 중세 유럽의 페스트 대유행 때처럼 세계인을 공포와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코로나19는 각국 안보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군사력 위주의 전통적 국가안보 개념을 넘어선 포괄적 ‘인간안보’ 개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1994년 유엔개발계획은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안보의 궁극 목표로 삼고, 인간이 공포와 결핍으로부터 해방돼야 한다면서 이를 인간안보라고 정의했다. 인간안보는 다시 경제안보, 건강안보, 공동체안보 등으로 세분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인간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안보의 중추적 개념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군은 전통적 국가안보 외에도 국민의 인간안보를 위해 큰 역할을 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국방부는 1조7745억원을 절감해 추경에 보탰다. 이는 국방부가 국민의 경제안보에 기여한 경우다. 또 인천공항에 군 검역지원단을 파견해 방역 최일선에서 입출국자 발열 체크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군 의료진의 3분의 1이 진료 현장에 파견돼 코로나 극복에 앞장섰다. 군이 국민의 건강안보에 헌신한 사례다. 공동체안보를 위해 군은 시·군에 신속지원협력관을 파견했고, 헌혈에 앞장섰으며, 마스크 생산을 도왔다. 이처럼 인간안보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장병들이야말로 숨은 영웅들이다. 그만큼 군에 대한 국민의 믿음도 높아졌다.

올해 우리나라 국방예산이 50조원을 넘었다. 세계 9위의 국방비 지출 대국이다. 국가안보에 강한 군대를 보유한 셈이다. 코로나 사태 대처 과정에서 우리 군의 인간안보 수준은 세계 최정상급이다. 어떤 나라보다 국방예산이 그동안 효율적으로 쓰였다는 증거다. 내년도 국방예산 편성안에도 비전통적 안보위협 대비 예산을 올해보다 1000억원 이상 늘려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국민을 위한 군’으로서 그 역할이 확대돼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돼 국가재정 여건이 악화되면 매년 6%대의 안정적 국방예산 증액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수준의 국방비 투자 목표에 차질을 가져올까 우려된다.

저출산 추세와 4차 산업혁명 신기술도 국방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저출산으로 군의 중추 병력자원인 20~24세 남자 수가 향후 5년간 28%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하루빨리 ‘병력집약형 군’을 ‘기술집약형 스마트군’으로 재편해야 한다. 또 우리 군을 ‘인공지능 기반 군대’로 도약시키려는 국방정책은 인공지능과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의 토대 위에 가능하다. 이 기술들은 국방개혁2.0 정책과 디지털 뉴딜사업의 기초 핵심 기술이다. 따라서 군의 첨단 기술 활용은 ‘국방뉴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군이 시대 흐름에 부응하면서 국방 당면 과제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방예산 측면에서도 끊임없는 연구와 성찰이 필요하다.

김영표 연구그룹미래세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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