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면 끝! 표창장 위조의 재구성, 정경심 반박할 수 있을까

국민일보

30초면 끝! 표창장 위조의 재구성, 정경심 반박할 수 있을까

鄭 “포토샵 못해 불가능” 주장 맞서… 檢, 정씨 쓰던 프로그램으로 시연

입력 2020-10-28 00:02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으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검찰이 선보인 ‘표창장 위조의 재구성’을 뒤집을 수 있을까. 검찰은 지난 15일 그간 제출한 증거를 망라해 정 교수의 공소사실을 재구성했다. 특히 공들인 부분은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이었다. 이 표창장은 정 교수 딸 조모씨의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됐고,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에 최종 합격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입시업무방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표창장 위조 과정을 시연하고 프린터로 출력해 재판장에게 제출했다. “30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었다.

정 교수 측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리는 서증조사 기일에서 검찰 주장을 반박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날 공판을 끝으로 11월이면 변론이 종결된다. 정 교수 측이 전세를 뒤집을 기회는 사실상 이때가 마지막이다. 검찰은 정 교수 측이 의미 있는 반론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공판에서 문서작성 프로그램인 ‘MS워드’로 표창장 위조 과정을 재현했다. 정 교수는 과거 영국 유학 시절 이후 수십년간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왔다고 한다. 그간 정 교수 측은 ‘컴맹’에 가까워 포토샵 등 전문프로그램 활용능력이 필요한 표창장 위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검찰은 MS워드에 내장된 ‘자르기’ 기능을 이용해 정 교수 아들 조모씨의 상장 스캔본에서 총장 직인 부분을 그림파일로 저장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딸 조씨의 표창장 파일을 만들어냈다. 검찰은 “너무 간단하다. MS워드 하나면 족하다”며 “동양대에서 MS워드를 사용한 건 정 교수 한 명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검찰은 PDF로 저장된 최종 표창장 파일에 ‘총장님 직인.jpg’라는 그림 파일이 삽입된 점을 언급하며 “이제 재판부도 누가 위조했는지 알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역추적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9월 임의제출 받은 동양대 강사 휴게실 컴퓨터에서 딸 조씨의 표창장 파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파일은 2013년 6월 16일 저장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조씨가 서울대에 자기소개서를 내기 전날이었다.

일각에선 검찰이 미리 짜놓은 파일로 눈속임을 한 것이란 문제 제기가 있었다. 동양대 표창장의 기본 서식으로는 여백이 맞지 않아 검찰이 출력한 결과물처럼 나올 수 없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검찰은 반론을 예상한 듯 정 교수가 아들 조씨에게 “여백을 줄여봐라”거나 “엄마가 (여백을) 줄여서 보냈어”라며 조언한 내용도 제시한 상태다.

다만 검찰은 정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 교수 측은 표창장을 정상 발급 받은 뒤 한 차례 분실했고, 동양대 직원을 통해 재발급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 직원이 누군지는 기억 못한다고 했다. 당시 동양대 직원들은 딸 조씨에게 표창장을 줬다는 얘기를 들은 적 없다거나 재발급해 달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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