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소망 갖도록 다음세대에게 가정의 소중함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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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소망 갖도록 다음세대에게 가정의 소중함 보여줘야”

[너는 세상의 빛] <2> 일산차병원 의사 ‘장로 3인방’

입력 2020-10-2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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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차병원 ‘산부인과 장로 3인방’ 의료진이 최근 경기도 고양시 병원에서 “생명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기도로 의지하며 진료한다”고 말한 뒤 손을 모으고 파이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헌 부인종양센터장, 신승주 산부인과 진료부원장, 한세열 난임센터장.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성경 인물 한나는 아들 사무엘을 얻기 전까지 수년간 자녀를 낳게 해달라고 눈물로 기도했다. 애절한 기도의 결과로 낳은 사무엘은 훗날 이스라엘의 지도자이자 선지자가 됐다. 하나님은 한 여인의 기도에 응답하시며 이스라엘의 지도자를 준비하셨다.

산부인과는 엄마와 아이의 생명을 다루는 곳이다. 수많은 생명이 삶을 시작하는 이곳에서 매일 한나와 같은 심정으로 기도하며 진료하는 이들이 있다. 최근 경기도 고양 중앙로 일산차병원에서 ‘장로 3인방’ 의사를 만났다.

이 병원의 산부인과 진료부원장 신승주(56·삼성교회) 장로는 아이와 산모의 생명을 한꺼번에 다룬다는 신념으로 고위험 산모들을 진료한다. 부인종양센터장 이기헌(60·꽃재감리교회) 장로는 암 치료 후 임신을 원하는 환자를 위해 가임력 보존 치료 등을 한다. 난임센터장 한세열(66·신촌성결교회) 장로는 난임 부부들에게 희망을 준다.

위기 가운데 만난 하나님

신 장로는 진료 중 의사의 한계를 느낄 때마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봤다고 고백했다. 신 장로는 “1990년대 초반에 있었던 한 사고를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어느 늦은 밤 출산 경험이 있는 한 산모가 분만을 하는데 조산사가 제왕절개 수술을 권했다. 아이가 4.9㎏이어서 위험하다고 했다. 신 장로는 그러나 “아이가 엄마 배에서 곧 나올 것 같다”며 수술하지 않았다. 아이는 엄마 배에서 나오다 한쪽 어깨가 걸렸고 이로 인해 한쪽 팔이 마비되는 증상을 보였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신 장로는 100일간 아이의 건강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100일째 되던 날 기도 중에 푸른 빛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을 느꼈다. 기도 후 아이의 팔이 기적적으로 회복됐다.

신 장로는 “기도하면서 제 실수를 많이 후회했고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처음 기도할 땐 내게 왜 이런 시련이 생겼을까 했지만, 내가 잘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시려고 하나님께서 주신 일이라 생각하며 감사의 기도로 바꿨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응답받는 기도의 비결이 감사라는 것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고귀한 생명 주신 하나님

이 장로는 “인간이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따라 지음받은 고귀한 생명이라는 것을 매 순간 깨닫는다”고 말했다. 그는 20여년 전 진료한 환자를 최근 만났다. 당시 환자는 암 치료를 받은 뒤 자연분만으로 딸을 어렵게 낳았다. 그러나 출산 2년 뒤 암이 재발했다.

이 장로는 “이 환자가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최근 딸과 병원에 왔는데 신생아였던 딸은 시큰둥해 보이는 19세 학생이 돼 있었다”며 “딸에게 ‘엄마가 목숨을 담보로 너를 낳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넌 귀한 존재이니 스스로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권면했다. 그 말에 딸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한 장로는 매일 아내와 예배를 드리고 환자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 장로는 “난임 부부를 많이 보는데 아무리 좋은 시설과 시술법이 있어도 결국 생명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것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한 장로는 2012년 시험관 시술을 통해 국내 최고령인 57세 산모의 쌍둥이 임신을 성공시킨 일을 소개했다. 이 산모는 복막염으로 결혼 후 27년간 임신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시험관시술로 쌍둥이 남매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최근 만혼 등으로 인한 난임 문제가 심각해지고 시험관 시술도 늘었다. 한 장로는 “시험관 시술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갖는 크리스천도 있는데 시험관 시술은 하나님이 허용해주신 과학기술로 아기를 낳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뜻에 크게 어긋나는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세대가 가정의 소중함 알았으면”

‘장로 3인방’ 의사들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가정과 교회, 사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신 장로는 “기성세대가 자녀들에게 좋은 가정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가정예배부터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장로도 “청년들이 가정의 소중함을 알고 자녀를 키우는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로는 “교회에서 출산장려금 등 다양한 지원을 해주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양=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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