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품은 아이들 <34>] 앉지도 말하지도 못하지만, 주변 밝히는 ‘미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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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품은 아이들 <34>] 앉지도 말하지도 못하지만, 주변 밝히는 ‘미소왕’

<34> 리씨증후군 앓는 예준이

입력 2020-10-3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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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씨증후군과 레녹스가스토증후군을 앓는 예준이가 지난 19일 서울 동작구 집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리씨증후군을 앓는 이예준(14)군은 보는 이들도 따라 웃게 할 정도의 환한 미소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앉지도 말하지도 못하지만, 표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예준이 어머니 이샘물(선교명·50) 선교사는 지난 19일 “어려서부터 ‘미소상’을 휩쓸 정도로 밝게 웃었는데 최근엔 사춘기를 겪는지 부쩍 불만이 늘었다”면서도 “기분 좋을 때 이렇게 밝게 웃으면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미토콘드리아근병증으로도 불리는 리씨증후군은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로 인해 온몸의 에너지가 저하되고 근력이 손실되는 희귀난치병이다. 약물로 퇴행을 늦추는 것 외엔 치료법이 없다. 2007년 리씨증후군 판정을 받은 예준이는 이듬해 경기 강직 구토 변비 가래 등을 반복하는 레녹스가스토증후군을 추가로 진단받았다. 기저귀를 차고 누워만 지내며 몸이 굳어가는 일상이 시작된 것도 그즈음이었다.

예준이 누나 한별이도 같은 병을 앓다가 2010년 선교지에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자궁근종으로 두 번의 유산을 겪은 후 얻은 소중한 아이였다. 어려운 상황에도 가족은 예준이의 미소를 보며 힘을 잃지 않았다. 2013년엔 급성 폐렴으로 기관절개술을 받아 인공호흡기 생활을 시작했고, 이듬해엔 패혈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러나 예준이는 20일 만에 퇴원하며 고비를 넘겼다.

예준이의 감정표현은 확실했다. 이 선교사는 예준이의 미묘한 표정 변화까지 자세히 기억했다. 공부를 싫어해 교사가 일주일에 두 번 방문 수업을 올 때면 얼굴이 빨개지며 불편한 티를 내다가도 교사가 떠나면 함박웃음을 짓는다. 찬양과 설교 취향도 확실해서 기교가 없이 차분한 찬양, 말씀에 집중한 진솔한 설교를 들을 때 더 좋아한다. 한별이의 이야기를 담은 책 ‘고난이 나를 안아주다’가 출간됐을 땐 질투하는 듯 찌푸리다가도 인터뷰의 주인공이 된다고 말하니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이 선교사는 예준이의 기쁨은 하나님에게서 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준이의 천사 같은 미소를 설명할 방법은 하나님과의 관계밖에 없다”며 “그 미소가 주변 사람 모두를 위로한다. 예준이의 달란트는 미소”라고 말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꺼내 예준이가 “엄마” 하고 말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웃었다. 예준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기적 같은 한마디였다. 이 선교사는 “예준이처럼 일대일의 하나님 관계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얻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해 오래도록 예준이 곁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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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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