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삶 비추는 영화… 하나님의 토닥임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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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삶 비추는 영화… 하나님의 토닥임 보이나요

유튜브 토크쇼 ‘시네마브런치’ 3인 진행자가 말하는 신앙과 영화

입력 2020-11-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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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미 이무영 감독, 필름포럼 대표 성현 목사(왼쪽부터)가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함께했다. 이들은 최근 명작 영화를 성경적 시각으로 해석하는 유튜브 영화 토크쇼 ‘시네마브런치’를 시작했다. 신석현 인턴기자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주인공인 목수 다니엘과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엄마 케이티는 영국의 부조리한 복지제도로 고통을 받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취약계층에 음식을 지원하는 푸드뱅크에서 이성을 잃은 채 허겁지겁 음식을 먹던 케이티는 이내 정신을 차리곤 “늪에 빠진 것 같다”며 흐느낀다. 가난에 절망하는 케이티에게 또 다른 약자이자 이웃인 다니엘은 위로를 건네며 이렇게 말한다.

“자네의 잘못이 아니야. 애 둘과 외지에 떨어져서도 자네는 잘 버텼어. 괜찮아질 거야.”

추상미(고양 예수향교회) 감독은 유튜브 ‘시네마브런치’에서 이 장면을 소개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무영(용인 함께하는교회) 감독은 “저렇게 태어난 건 누구의 죄도 아니지 않나. 누군가는 가난하고 또 누군가는 부자로 태어나는 일을 기독교적으로 어떻게 설명해야 하냐”고 질문했다. 필름포럼 대표인 성현 창조정원교회 목사는 이렇게 답했다.

“시편 23절 4절을 보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라는 구절이 나오죠. 다윗조차도 인생의 어려운 순간을 마주합니다. 모두가 그런 시간을 겪을 수 있죠. 다만 그 순간에 다니엘처럼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손길이 필요한 것 아닐까요. 옆의 신음에 반응할 수 있다면, 그가 바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일 겁니다.”

지난달 28일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주제로 첫 영상이 올라온 시네마브런치는 추 감독과 이 감독, 필름포럼이 함께하는 유튜브 영화 토크쇼다. 시네마브런치가 다른 영화 소개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성경적 시각’이다. 명작 영화를 기독교적 시각으로 해석한다. 시네마브런치의 세 진행자를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만났다.

세 사람은 지난 6월 제17회 국제사랑영화제 부집행위원장으로 함께하면서 시네마브런치를 기획했다. 추 감독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예술의 본질적 기능은 치유와 성찰이라 생각하는데, 현재 그 본질적 기능 외의 일들로 영화가 많이 소모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좋은 영화를 다시 소환해 조금 더 깊은 관점에서 사유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늘 바라다가 좋은 파트너를 만나 시작했다”고 말했다.

목회자의 아들인 이 감독은 자신의 달란트를 신앙적으로 활용할 기회를 늘 바라왔다고 한다. 동서대 영화학과 교수로 강의하고 영화를 준비하는 등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동참한 이유다. 그는 “신앙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쉽지 않아서 늘 하나님께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아왔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좋은 기회가 와서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네마브런치가 다루는 영화는 기독교 영화에 한정되지 않는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은 영화를 선정하고 기독교적 관점으로 분석한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통해 약자와 이웃을 돌아보는 일의 중요성을, ‘걸어도 걸어도’를 통해선 가족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기독교인들이 마주한 질문들이다.

추 감독이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 감독이 조금은 도발적일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면, 성 목사는 성경적 해석을 통해 이를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성 목사는 영화의 논쟁적 지점에 신앙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폭풍 속의 가정’ 등 영화와 함께 보면 좋은 책도 소개한다.

성 목사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만큼, 섣불리 정답이라 말하지 않고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고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한다”며 “시네마브런치가 교회에서 들은 설교를 생활 깊숙이 녹아들게 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네마브런치가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에게 생각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추 감독은 “좋은 영화는 모두 영적인 본질을 담고 있다”며 “영화를 통해 저희를 사랑으로 감싸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세상을 보는 마음의 문을 넓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중요한 건 진리, 예수 그리스도뿐”이라며 “서로의 옳고 그름을 재단하기보단 여러 가지 삶과 선택 속에서 언제나 존재하는 진리를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