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혼돈과 공허와 흑암, 그 위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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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혼돈과 공허와 흑암, 그 위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창세기 1장 1~2절

입력 2020-11-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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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는 선포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이 첫 구절은 하나님을 창조주로 맞으라는 웅장한 선포입니다. 설명도 설득도 증명도 아닌 일방적인 선포입니다. 창세기 1장 1절은 성경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고리 같은 구절입니다. 그 문고리를 잡음으로써 우리는 위대한 말씀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과연 어떤 배경에서 일어났을까요. 성경은 창조 이전 세상을 ‘혼돈’ ‘공허’ ‘깊은 흑암’의 상태였다고 말합니다. 그 어떤 형체도 없고 끝 간데없는 빈 상태, 거기에 상상조차 안 되는 깊은 어두움. 하나님은 바로 그 혼돈과 공허, 흑암 위에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창조 이전의 상태를 말해주는 이유는 하나님의 창조는 지금도 그런 배경에서 일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혼돈 상태, 텅 비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공허, 앞이 캄캄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흑암의 상태.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의 창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는 올 한 해 내내 혼란 속에 있습니다. 서너 달이면 끝나겠지 싶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많은 이들이 팬데믹이라는 말을 생전 처음 들어봤을 겁니다.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혼란 그 자체입니다. 사회 정치 문화 경제 교육 종교 등 모든 분야가 혼란 속에 있습니다. 누구도 그다음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누구도 이 상황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혼란과 공허함, 답답함이 우리의 일상은 물론 우리 마음에도 수시도 드나듭니다.

그러면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이 혼돈의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길어 올리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그 놀랍고도 위대한 창조가, 다름 아닌 혼돈, 공허, 깊은 흑암 위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우리 실존의 자리에서 날것으로 만나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새롭게 빚어 가고 계십니다. 거품도 빼고 허영도 잠재우고 가면도 벗게 하십니다. 그렇게 우리의 실체를, 우리의 민낯을 보게 하십니다. 무너질 것이 무너지고 뽑힐 것이 뽑히는 일에는 많은 아픔이 뒤따릅니다. 그렇지만 이는 새 창조의 고통입니다. 무너지지 않으면, 부서지지 않으면, 뽑히지 않으면 우리는 기어이 그 가짜를 붙잡고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가진 우리는 우리의 실력을 믿지 말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믿어야 합니다.

개인의 삶에서도 그러합니다. 나에게 혼돈을 던져주는 사람, 공허한 빈 마음을 만나게 하는 상황, 깊은 흑암으로 내던져진 것 같은 시간들. 전혀 반갑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 하나님은 나를 새로이 빚어 가십니다. 혹시 지금 혼돈과 공허와 흑암 앞에, 혹은 그 안에 계십니까. 무너질 듯한 두려움에 힘들어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하나님이 나를 재창조하시기 가장 좋은 상태입니다. 힘들고 두렵고 아프지만 이제 하나님이 친히 빚으시도록 나를 기꺼이 드리면 됩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입니다. 모두에게 힘든 시기겠지만 예수라는 빛, 말씀이라는 빛 아래 서는 것이 우리들의 최선이고 궁극의 선이란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혼돈과 공허, 깊은 흑암의 상태는 하나님이 일하시기 가장 좋은 상태라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며 사시길 축복합니다.

홍선경 목사(나무교회)

◇나무교회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예수를 더 사랑하고 그 안에서 더 자유로워질 것을 꿈꾸는 예배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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