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전 대혹한보다 더 무섭네”… 英, 최악 불황에 비명

국민일보

“300년 전 대혹한보다 더 무섭네”… 英, 최악 불황에 비명

‘노딜 브렉시트’땐 추가 2% 감소… 2022년까지 81조원 더투입 방침

입력 2020-11-27 00:05
2020 재정지출 계획안을 안고 하원으로 향하는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 AP연합뉴스

올해 영국 경제성장률이 유럽 전역에 한파가 몰아닥쳤던 1709년 ‘대혹한(Great Frost)’ 이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봉쇄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경제가 유례없는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이 파행해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예산책임처(OBR)는 25일(현지시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영국의 성장률이 -11.3%로 300년 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조차 영국 정부의 방역 조치가 부분적으로 성공하고 코로나19 백신이 내년 중순부터 배포가 이뤄지는 상황을 상정한 수치다. OBR은 2022년 말쯤 영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BR은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영국의 봉쇄 조치는 유럽 국가보다 뒤늦었으며 지속 기간도 길었다”면서 “이 때문에 경제활동이 이웃 국가보다 더욱 크게 감소했고 회복세도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활력을 잃은 경제가 2차 유행으로 다시 타격을 입으면서 1709년 대혹한 이래 최악의 경기 후퇴를 불러왔다”고 덧붙였다.

대혹한은 1708~1709년 겨울 유럽 대륙에 불어닥친 이상저온 현상을 말한다. 당시 500년 만에 최악의 강추위가 찾아오면서 막대한 사망자와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11.3%라는 성장률은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졌을 경우를 가정한 전망치다. OBR은 영·EU 간 무역협정 없이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경제성장률이 추가로 2%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OBR 경제전망을 인용하면서 “영국의 보건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경제 위기는 이제 막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내년 정부의 재정 지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수낙 장관은 올 한 해 코로나19 대응에 2800억 파운드(약 413조원)를 지출했으며, 향후 2년간 550억 파운드(약 81조3500억원)를 추가 투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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