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찍어내기’ 끝까지 간다는 여당 “대통령 침묵이 메시지”

국민일보

‘윤석열 찍어내기’ 끝까지 간다는 여당 “대통령 침묵이 메시지”

검찰 개혁 명운 걸렸다고 판단

입력 2020-11-27 00:06
김종인(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오른쪽은 이종배 정책위의장. 배경판에 문재인 대통령이 2013년 박근혜정부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가 벌어진 직후 트위터에 올린 ‘결국 끝내 독하게 매듭을 짓는군요. 무섭습니다’라는 글이 걸려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파국에 대해 별도 출구전략 없이 “한번 트랙에 오른 이상 끝까지 가야 한다”며 법·제도적 해결에 나섰다. 사태 마무리까지 추 장관을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윤 총장의 특수활동비 집행 등 나머지 의혹에 대한 감찰·수사는 물론 1차 감찰 결과에 대한 법무부 징계까지 절차대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민주당은 ‘정치 실종’이라는 비판에도 “이번 사태는 다른 정쟁과는 의미가 다르다”며 정면 돌파 의사를 거듭 밝혔다.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26일 법무부 징계위원회는 징계위대로, 윤 총장의 소송에는 역시 법정 대응으로 맞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이 자진사퇴하지 않는 이상 법·제도적 절차대로 끝을 보겠다는 의미다. 윤 총장이 자진사퇴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한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1차 감찰 결과에 따라 직무배제를 결정했다. 윤 총장은 맞대응 소송을 냈다”며 “한번 트랙에 올라탄 이상 모든 프로세스가 끝날 때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결정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다. 추 장관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해당 내용을 공유하지 않아 당 지도부조차 뉴스를 보고 알게 된 경우가 많았다. 한 의원은 “추 장관은 정치적 자존심에 따라 강수를 둔 거고, 그에 맞서는 윤 총장도 마찬가지”라며 “둘이 갈등을 고조시키면서 지금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둘 사이의 갈등은 검찰 개혁으로 가는 길의 부산물 같은 성격으로 봐야 한다”며 “부산물은 부산물대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정쟁과 차원이 다르다”

정부·여당이 ‘추·윤 갈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알면서도 밀어붙이는 것은 검찰 개혁의 명운이 걸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 갈등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문제와 맞물려 있다. 공수처가 출범하면 검찰의 직접 수사가 줄고 검찰 개혁을 제도적으로 세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제도적 개혁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갈등인데 정부가 (비판여론 탓에) 조금 손해를 보겠지만 공수처 출범 전까진 밀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수처 출범은 물론 검경 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시행,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을 모두 입법화하려고 한다. 정기국회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추·윤 갈등을 두고 좌고우면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른 의원은 “한 달여간 시끄럽겠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부연했다.

“윤 총장 위법” 확신

민주당은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될수록 위법한 사안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판사 출신인 추 장관 역시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직무배제라는 초강수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법무부 징계위에서 해임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1차 감찰 결과에 포함된 ‘재판부 사찰’ 문제의 경우 대법원 판례 등을 참고할 때 법정 다툼에서도 승산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사찰의 경우 검찰청법 등에 따르면 그런 문건을 정리, 유통하는 것 자체가 불법으로 보인다”며 “결국 징계 절차를 밟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남은 감찰·수사 결과에 따라 윤 총장 해임을 강행할 수 있다는 뜻이 확고하다.

“대통령의 태도가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 역시 검찰 개혁과 연계돼 있다. 한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왜 침묵에 대한 비판을 모르겠느냐”며 “다만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 역시 검찰 개혁 흐름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시끄럽고 정부 입장에서도 아픈 상황이지만 이는 제도 개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소음”이라며 “어느 한쪽이 타격을 입더라도 프로세스를 끝까지 마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원은 “꼭 윤 총장을 나쁘게 보는 건 아니지만 편을 들어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 역시 큰 그림을 보다 보니 지금 같은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태도가 곧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다만 공수처 설치 등 권력기관 개혁 작업 후에는 대통령의 인사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관측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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