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윤 블랙홀’에 휩쓸렸나… 이낙연, 꺼내든 카드마다 ‘머쓱’

국민일보

‘추-윤 블랙홀’에 휩쓸렸나… 이낙연, 꺼내든 카드마다 ‘머쓱’

‘호텔 전월세·윤석열 국조’ 역풍… 임기 석달여 남기고 곳곳 암초

입력 2020-11-30 04:02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뉴시스

다음 달 2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겐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문제 등 취임 이후 험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세 대란 대책으로 ‘호텔방 전월세’를 언급했다가 2030세대로부터 비판을 받고, 윤석열 검찰총장 국정조사를 주장했다가 한발 물러서는 등 스텝이 꼬이는 모습이다. 연내 처리를 공언한 미래 입법과제 15개도 ‘추미애-윤석열’ 후폭풍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며칠 후 임기 절반을 채우는 이 대표에겐 석 달 남짓 시간이 남았다. 내후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선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 9일까지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곳곳에 암초가 놓여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공수처법 개정안과 국정원법, 공정경제 3법 등 15개 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야의 대치 전선은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조치 후폭풍이 정치권을 뒤덮으면서다.

임기 초반 이 대표는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이 제기된 김홍걸 의원을 제명하고, 이스타항공 부당해고 사태와 관련된 이상직 의원의 탈당을 압박하는 등 결단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차 추가경정예산안, 문화예술계 대관료 문제를 속전속결로 처리하면서 꼬리표처럼 붙은 ‘엄중낙연’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행보는 다소 엉키고 있다. 얼마 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세 대란에 대해 사과하다가 “오피스텔, 상가건물,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이 포함되는 것으로 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해 외려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당과 엇박자를 냈다는 말도 나왔다. 추 장관이 윤 총장 직무정지 조치를 내린 다음 날인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곧바로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사전에 조율된 내용이 아니라는 말이 나왔고, 이틀 후인 27일 이 대표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국회 책임(국정조사)을 다해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대표의 국정조사 제안은 야당의 ‘추미애 국정조사’ 공세에 빌미를 제공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국정조사 제안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대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지율은 20%대 초반 박스권에 갇혔고, 친문(친문재인) 중심의 민주주의 4.0연구원 발족 등 당내에서도 제3의 후보를 물색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29일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총선 캠프의 ‘복합기 임대료 지원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 측근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 측근은 당대표실 이모 부실장으로, 이 대표가 전남도지사 시절 정무특보를 지냈다. 이 대표 측은 “이번 고발이 대표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지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이 대표가 수차례 강조했던 신속한 공수처 출범도 현재로선 여야 갈등으로 쉽지 않은 상태다. 국민의힘은 윤 총장을 불러 현안질의를 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 대표 측은 그러나 이는 과거와 달리 원칙에 따라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 측근은 “이 대표가 이전과 달리 강경하고 선명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뜻”이라며 “공수처를 출범시키면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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