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개조 청년주택 공개… “월세 싸지만 주방은 함께 써요”

국민일보

호텔 개조 청년주택 공개… “월세 싸지만 주방은 함께 써요”

공유주택 ‘안암생활’ 가보니

입력 2020-12-02 04:02
서울 성북구 리첸카운티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해 만든 청년 맞춤형 공유주택 ‘안암생활’의 내부 모습. 공유 주방(위쪽)과 원룸형 주거공간. 윤성호 기자

권혁탁(32)씨는 서울 성북구 ‘리첸카운티’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해 만든 청년 공유주택 ‘안암생활’의 입주 예정자다. 저술, 강연 등을 하는 권씨는 업무 특성상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을 오가는 경우가 많다. 한때는 서울 관악구에서 자취했지만 주거비 부담이 컸다. 권씨는 “월세 50만원에 관리비 5만~6만원까지 한 달에 (고정비용이) 100만원 정도 나갔다”며 “프리랜서라 그때그때 돌아오는 월세의 압박이 심했고 귀양 가듯이 본가에 돌아갔다”고 말했다.

결국 인천 집에서 1시간30분을 투자해 서울을 오가던 권씨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창작자들에게 공급한 안암생활에서 생활하게 됐다. 안암생활에는 권씨 같은 창작자에게 제공되는 복층형 56가구와 일반형 66가구(장애인 2가구 포함)의 원룸형 주거공간이 제공된다. 주거비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5만~27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45% 수준이다.

1일 방문한 안암생활은 서울 주요 도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과 6호선 안암역, 우이신설 경전철 신설동역은 물론 버스 노선까지 교통편이 갖춰져 실제 접근성은 더 높았다. 또 고려대와 성신여대, 한성대 등 대학가 인근이라 학생들의 주거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LH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입주자는 대학생이 28%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공간도 청년 1인 가구가 생활하기에 좋은 기숙사식 공간으로 꾸며졌다. 바닥난방과 개별 욕실, 빌트인 시설(침대, 에어컨 등)이 비교적 잘 갖춰 있었다.

특히 공유주방과 창작시설, 세탁실, 루프탑 라운지 등 청년세대를 겨냥한 커뮤니티 공간도 들어섰다. 권씨는 “불규칙한 패턴과 혼자 있다 보니 외로운 부분도 있었다”며 “청년들이 많아 모임이 활성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 좋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11·19 부동산 대책에서 전세난 극복 공급대책 중 하나로 호텔 공실 리모델링 계획을 밝혔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호텔 리모델링 주택은 물량이 1000가구 정도로 적고 애초에 청년 1인 가구 대상으로 공급할 예정이었으므로 큰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러한 비판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안암생활을 언급했다.

이 때문에 안암생활이 호텔 리모델링 전월세 공급의 표본이 될 것인지와 앞으로의 계획이 관심사였다. 안암생활 공개 현장 관계자는 “호텔뿐 아니고 다양한 업무시설도 포함되는데 사업설명회나 공모를 통해 수요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입주가 시작된 바로 다음 날 공개한 탓에 생활하는 동안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을 알기 어려웠다.

관광호텔 객실로 쓰였던 주거공간은 13~17㎡로 1인 이상이 생활하기에 좁은 감이 있었다. 취사도 공유주방에서만 가능했다.

LH 관계자는 “현행법상 호텔을 공동주택으로 바꾸려면 기숙사나 다중주택으로 용도 변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3, 4인 가구의 전세물량 공급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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