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 조원태 회장 승리… 산은 ‘백기사 역할’ 주목

국민일보

‘남매의 난’ 조원태 회장 승리… 산은 ‘백기사 역할’ 주목

한진칼 내년 1월이후 임시주총 예상

입력 2020-12-02 00:07

KCGI의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한진가(家) 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가처분 신청 기각에 따라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41.04%에서 36.66%로, 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연합 측 지분율은 45.23%에서 40.41%로 바뀐다. 산은은 5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취득해 한진칼 지분율이 10.66%가 된다.

KCGI가 이번 신주 발행을 반대한 건 산은이 지분 확보 후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KCGI의 가정대로 임원 등을 선임하는 주주총회에서 산은이 조 회장 손을 들어주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47.32%로 올라 3자연합 지분을 넘어서게 된다.

산은이 “일방적으로 조 회장에게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진 않을 것”이라며 이른바 ‘백기사 역할론’을 부인했지만 업계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항공업계 재편에 안정적인 경영 구조가 중요한 만큼 정부가 최소 항공사 통합 과정에선 한진칼의 경영진 교체를 감수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앞서 KCGI가 요구한 한진칼 임시 주주총회는 내년 1월 이후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땐 이미 산은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도 상당 부분 진행된 후이기 때문에 KCGI가 ‘인수 무산’을 관철하긴 어렵다.

다만 법원은 이날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신주 발행이 한진칼의 지배권 구도를 결정적으로 바꾸진 않을 것으로 봤다. 법원은 “산은은 향후 항공산업의 사회경제적 중요성과 건전한 유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산은을 한진칼 현 경영진의 우호 주주로 보더라도 현 경영진의 지분율이 과반에 이르지는 않기 때문에 3자연합은 지분 매수나 소수주주와의 연대를 통해 경영권 변동을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KCGI를 향해 “경영권 분쟁 프레임에서 벗어나 항공산업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 항공업 종사자 고용안정을 위해 힘을 보탤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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