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월 종전선언 가능” 전망에 “北 열정 식었다” 회의론도

국민일보

“5~9월 종전선언 가능” 전망에 “北 열정 식었다” 회의론도

입력 2020-12-02 00:04
연합뉴스

통일연구원이 내년 5월부터 9월까지가 남·북·미 협상의 ‘골든타임’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 7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종전선언 추진도 가능하다는 평가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 윤곽이 드러나고 한국이 대선 정국에 돌입하기 전인 이 기간을 남·북·미 모두가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은 것이지만 비핵화 협상을 낙관적으로만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21 한반도 연례 정세 전망’에서 “내년 5~9월은 남·북·미 평화협상을 재개하고 합의를 끌어낼 적기”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이 뚜렷해지는 시점인데다 한국도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돌입하기 전인 탓에 협상 동력이 살아 있다는 얘기다. 홍 실장은 “결정적으로 (이 기간) 도쿄올림픽 무대가 형성된다”며 “이 시기에 종전선언 또는 평화선언 추진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역시 골든타임을 노리고 내년 초부터 우리에게 유화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홍 실장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논의, 추가적인 군사합의 도출을 예상할 수 있고 남북 고위급 회담, 특사 파견, 남북 정상회담 등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남북 관계를 북·미 관계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새로 들어설 미 행정부와의 마땅한 대화 창구가 없는 북한으로선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이 다시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골든타임을 활용해야 한다”며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까지 평화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설계해 늦은봄까지는 미국의 대북 정책 초안이 우리와 연결돼 수립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내년 3∼4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시즌을 슬기롭게 관리할 것을 재차 주문했다.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명분 삼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무력시위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는 상반되게 북한이 우리의 기대와 달리 종전선언에 큰 기대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평화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여해 “지금 시점에서 북한이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종전선언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어 “북한이 (과거) 종전선언에 긍정적인 제스처를 보였지만 (이제는) 열정이 좀 식었다”고 진단했다.

김 전 센터장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주한미군 주둔, 유엔군사령부 유지 등 여러 가지 토론할 문제가 있다”며 종전선언 체결에 신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들이 해결되기 전에 종전선언을 성급하게 추진하면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결과가 흐를 수 있다. 종전선언은 북한의 상세한 비핵화 계획이 나와야 얘기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종전선언이 비핵화 협상을 위한 ‘입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도 지난해 11월 담화문에서 “정세 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 같은 것으로 우리를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 해결은 가망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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