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1만건 가능한데 절반만 검사… ‘조용한 전파’ 어쩌나

국민일보

하루 11만건 가능한데 절반만 검사… ‘조용한 전파’ 어쩌나

접촉자·유증상자 위주로만 검사

입력 2020-12-02 00:09
의료진이 1일 대구 달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루 코로나19 검사 최대 물량이 11만건인데 실제 검사는 5~6만건에 머물고 있는 만큼 3차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선 조기·선제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최근 국내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하루 5만~6만건 수준으로 실제 검사 역량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3차 유행을 차단하고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조기·선제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하루에 검사 (가능한) 최대 물량은 11만건이고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검사 여력의 절반 정도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선제 검사, 중복 검사 등을 모두 포함해도 지난 22~28일 하루 평균 6만2250건가량의 검사가 이뤄지는 데 그쳤다.

역량에 비교해 적은 양의 검사만 이뤄지는 원인은 현행 진단검사 체계의 문제 때문으로 풀이됐다. 무증상 감염이 전체의 40% 수준이지만 검사 기준은 철저히 확진자의 접촉자나 유증상자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고시와 질병관리청 지침 등에 따르면 의심증상과 기존 확진자·집단감염과의 연관성, 해외 방문력 등이 없는 경우엔 진단검사 비용이 지원되지 않는다.

진단검사의 접근성 문제도 지목됐다. ‘주말 효과’가 대표적이었다. 주말이었던 지난 21일과 22일의 검사 건수는 중복을 포함해 각각 3만8200건과 3만4479건으로, 주중 평균인 5만~6만건에 크게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주말에도 선별진료소가 활발히 운영되도록 병원 등에 인력과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에 기반을 둔 검사로 잠재된 감염을 찾겠다는 것은 K-방역의 취지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과학적이지도 않다”며 “조사 대상자의 사례 정의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민이 접근성 문제로 주초까지 검진을 미루지 않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예 선제적인 선별(스크리닝) 검사 체계를 구축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비교적 빨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항원검사법 등을 활용해 1차로 대상자를 추려내면 지역사회의 n차 감염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취지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건강검진을 통해 이상 여부를 살피고 필요할 경우 CT나 MRI를 촬영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며 “중·고교생, 대학생 등 젊은 층부터 차례로 업종과 연령대별 선별 검사를 시행함 직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통계에 따라 조정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만으로는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할 수 없다며 진단검사 강화가 시급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 교수는 “지난 6, 7월부터 지역사회에 잠재된 감염을 방치했던 것이 3차 유행으로 이어졌다”며 “집계되는 환자의 수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대정부 권고문에서 “조기에 환자를 찾아내 관리할 수 있도록 보건소 등의 적극적인 확진 검사 기능을 확충해야 한다”며 “의심 증상이나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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