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 화낸 이가 윤석열 징계, 이건 반칙” 검찰 반발

국민일보

“윤석열에 화낸 이가 윤석열 징계, 이건 반칙” 검찰 반발

“이용구 참석 자체 이해충돌 문제”

입력 2020-12-04 00:06
추미애(오른쪽) 법무부 장관과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3일 점심식사를 위해 정부과천청사를 나오고 있다. 이 차관은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사건 핵심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변호를 맡았던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징계위원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법조계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여부를 판단할 징계위원의 면면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징계위원 6인의 결정에 따라 윤 총장의 징계 수위가 결정되는 만큼 어떤 인물들이 포함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새로 임명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경우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으로 고발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변호를 맡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 차관에게 위원장을 맡기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법조계에선 이 차관의 참석 자체가 이해충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3일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 “징계청구 사유에 월성 원전과 관련된 사안은 없는 걸로 안다”며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차관은 전날 대전지검에 우편으로 사임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 차관이 징계위원으로 참석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심의하는 것 자체가 전형적인 이해충돌 문제라며 회피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원전 수사 변호인이 수사 책임자를 찍어내는 꼴이라면 향후 절차적 정당성도 담보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검찰 내부에서도 이 차관의 참석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직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월성원전 사건 변호인을 차관으로 임명해 징계위원으로 투입하는 건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닌가”라며 “반칙을 해도 정도껏 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부장검사는 “이해충돌 문제를 고려해서라도 자진해서 회피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윤 총장 측은 이 차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때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근무하며 반대 의견을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윤 총장에 대한 중립적인 판단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도 윤 총장 측의 기피 신청 대상으로 꼽힌다. 심 국장은 올 상반기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현 수사정보담당관실)로부터 판사 관련 문건을 넘겨받은 인물이다. 그는 “총장이 문건을 배포하라고 해서 나는 당시 크게 화를 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선 “판사 문건에 크게 화를 냈다는 입장을 발표한 사람이 어떻게 중립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윤 총장 측은 이날 법무부가 징계위원 명단 공개 요구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징계위원 명단을 혐의 대상자에게 주는 것이 징계위원의 사생활 침해에 어떤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전날 사생활 비밀 침해 및 징계의 공정성 등을 이유로 윤 총장 측 공개 요구를 거부했다.

법무부는 이날 증인신문과 관련해 “위원들이 증인으로 채택하면 신문을 진행할 수 있다”고 윤 총장 측에 고지했다. 윤 총장 측은 감찰 불응, 재판부 사찰, 채널A 사건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검사 3명을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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