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는 예배’ 강행 논란… 교계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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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는 예배’ 강행 논란… 교계 “신중해야”

부산 세계로교회 지난해 3월부터 지속
“수용인원 5500명인데 20명은 불합리, 단계별 제한 규정 수정돼야” 목소리도

입력 2021-01-0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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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세계로교회 성도들이 지난 3일 교회 예배당에서 거리를 띄운 채 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방역당국이 비대면예배만 허용한 가운데 일부 교회가 모이는 예배를 강행하며 행정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교계에선 신앙의 자유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은 만큼 방역수칙에 따라 온라인예배를 유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부산 세계로교회(손현보 목사)는 지난 3일 본당에 모여 예배를 드렸다. 교회는 지난해 3월부터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현장예배를 지켜왔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로부터 6차례 고발을 당했고 현재 2개의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손현보 목사는 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대면예배는 정부의 교회 폐쇄 조치에 대한 저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정된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정부는 감염병 예방 지침을 따르지 않은 교회에 운영 중단 또는 폐쇄를 명할 수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교회 십자가나 간판을 떼어내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폐쇄되면 즉시 무효를 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세계로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총회 측은 비대면예배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손 목사의 주장도 일정 부분 이해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예장고신 총회 관계자는 “세계로교회 본당 수용 인원이 5500명인데 여기서 20명만 예배를 드리라는 건 다른 곳과 비교해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단계별 인원 제한 규정이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로교회 외에도 정부의 획일적인 방역지침에 맞서 행정소송에 참여하려는 교회는 500곳이 넘는다. ‘예배 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공동대표 김진홍 목사, 김승규 장로)는 “지난달 25일부터 1주일간 예배 회복을 위한 행정소송에 참여할 교회 및 단체를 모집한 결과 총 514개 교회가 동참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문제는 교회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23일 교회학교 행사를 연 A교회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 교회에서 지난달 29일 이후 도민 96명과 다른 지역 주민 17명 등 11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어린이도 10명 확진됐는데, 교회학교 행사와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교계 연합기관들도 아직은 모이는 예배를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 목사) 신평식 사무총장은 “예배 회복이 절실하지만,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할수록 예배 회복이 늦어져 모든 교회가 피해를 보게 된다”며 “교회발 확진자가 늘면 늘수록 한교총도 정부와 대화를 할 때 수세적인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교회가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교총 대표회장들은 7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 이 부분을 논의할 예정이다.

교계 원로인 손인웅 덕수교회 원로목사는 “예배는 교회의 생명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무조건 모여서 예배를 드리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도 교회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비대면 예배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학대 교수들과 교계 연합기관들은 더욱 짜임새 있고 의미를 깊이 살릴 수 있는 비대면예배 방안을 연구해 교회들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창일 황인호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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