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뱀같이 지혜롭게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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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뱀같이 지혜롭게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입력 2021-01-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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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 마태복음 10장 16절을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송하시면서, 그들을 세상으로 보내는 것이 마치 양을 이리들 가운데로 보내는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제자들이 복음을 전하며 사명을 감당해야 할 세상은 예수님과 그 제자들을 향한 적대감이 가득한 곳이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해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고 하신다. 거친 세상 속에서 제자들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지혜로움과 순결함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뱀은 민첩하고 민감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사용된 ‘지혜롭다’라는 말이 그러한 민첩성과 민감성을 함의한다. 한편 ‘순결하다’라는 말은 이것저것 섞지 않고 딱 하나만 고집하는 일관된 태도를 가리킨다. 어린아이 같은 단순함과 순진무구함이다. 비둘기는 그런 단순함과 충직성을 가진 새로 여겨지곤 했다.

사실 뱀과 비둘기가 그렇듯 지혜로움과 순결함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특성이다. 민첩하고 민감한 자세와 우직하고 단순한 태도는 극과 극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다소 상반돼 보이는 이 두 가지 특징을, 주님을 향한 오롯한 마음의 양 측면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제자들은 주님의 말씀과 인도하심에 민첩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민첩성은 주님을 향한 순결하고 일관된 시선을 놓치지 않는 것에서 나온다.

지혜롭고 순결한 삶을 위해 제자들은 무엇보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성령님을 온전히 의지해야 한다. 이어지는 구절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이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다니며 예수님을 증언하게 될 것을 말씀하시면서, 그러할 때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염려하지 말라고 하신다.(마 10:19~20) 왜냐하면 성령님께서 함께하셔서 해야 할 말을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혜롭고 순결한 삶은 우리 실력으로 살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께 온전히 붙들릴 때만 가능한 것이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예수님께서 여기서 성령님을 ‘아버지의 영’으로 소개하신다는 점이다. 앞서 예수님은 생활의 근심과 염려에 빠져 사는 것을 이방인의 삶으로 규정하시고, 하늘 아버지는 모든 필요를 알고 계시는 분이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바 있다. 여기서 예수님은 ‘아버지의 영’이라는 표현을 통해, 성령께서 우리 필요를 잘 알고 계신다고 강조한다.

성도가 염려에 빠지면 마음이 둔해져 말씀에 민첩하게 반응하지 못하게 된다. 사명은 차치하고 그야말로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인처럼 살 수 있다. 그러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성령님은 우리의 필요를 아시고 공급하시는 분이다. 따라서 성령님과 동행하는 이들은 염려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필요를 아시고 공급하시는 아버지 하나님과 성령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것이야말로 지혜롭고 순결한 제자가 살아갈 길이다.

예수님께서 이미 제자들에게 경고하신 것처럼, 우리가 살아갈 뿐만 아니라 사명을 감당해야 할 자리인 이 세상은 절대 만만치 않다. 그러나 주님은 이런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제자들이 사명을 온전히 감당할 것을 기대하신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지혜롭고 순결한 삶을 살아갈 것을 요청하신다. 그것은 성령님께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인도하심을 신실하게 따라가는 삶이다.

성도들이 걸어가야 할 순례길은 꽃길이 아니다. 오히려 거친 광야와 눈물 골짜기가 우리 눈앞에 놓여 있다. 그러나 주님은 많은 어려움 속에도 주님을 향한 시선을 놓치지 말고, 절대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주님은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며, 성령으로 늘 함께하신다. 그 어느 해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주시는 성령의 음성에 더 귀 기울이고 순결하고 충성 되게 순례의 길을 걷는 우리가 되길 소원한다.

송태근 삼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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