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KTX 달리는 안동… 당일치기 탐방 떠나보세요

국민일보

중앙선 KTX 달리는 안동… 당일치기 탐방 떠나보세요

입력 2021-01-13 19:17
수도권에서 경북 안동시로 ‘당일 여행’이 가능해졌다. 지난 5일 중앙선 서울 청량리역∼안동역 운행에 들어간 신형 KTX(EUM260) 소요 시간이 2시간 3분으로, 기존 열차 운행 시간 3시간 54분보다 크게 줄어든 덕분이다. KTX 하루 운행 횟수는 주중(월~금) 14회(상행 7회, 하행 7회), 주말(토~일) 16회(상행 8회, 하행 8회)다. 요금은 일반실 2만5100원, 우등실 3만100원이다. 특히 안동역이 운흥동에서 송현동으로 이전하면서 하회(河回)마을과 병산(屛山)서원 등 세계유산 접근이 더욱 쉬워졌다.

‘살아있는 유산’ 하회마을
지난 5일 새 안동역까지 운행에 들어간 중앙선 KTX를 타면 수도권에서 당일치기로 안동을 다녀올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

풍천면 하회마을은 새 안동역에서 19㎞ 정도 떨어져 있다. 안동역 바로 앞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1시간가량 걸린다.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씨족마을이다. 조선시대 대유학자 겸암 류운룡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형제가 태어난 곳이다.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2005년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방문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이 그대로 전승되고 있는 생활공간이라는 점이 인정돼 2010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 안고 흐르는 지형으로, 옛날부터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유명했다. 마을 입구부터 길을 따라 들어서면 옛 문화와 역사를 말해주는 고택들이 즐비하다. 그중 보물로 지정된 곳이 충효당, 양진당 등 두 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곳이 화경당, 원지정사 등 아홉 채에 이른다.

강가 백사장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만송정이 자리하고 있고 맞은편 절벽에는 부용대가 있다. 부용대는 하회마을 서북쪽 강 건너 광덕리 소나무숲 옆에 위치한 높이 64m 절벽이다. 이곳에 오르면 하회마을을 바라보면 낙동강 물이 하회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장관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부용대 아래에 서애가 임진왜란 회고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옥연정사(玉淵精舍)와 겸암정사, 화천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서원 건축의 백미’ 병산서원
병산서원.

하회마을에서 4.6㎞ 떨어진 곳에 병산서원이 있다. 버스로 6분밖에 안 걸린다. 고려 때부터 내려오던 풍산 류씨 문중의 교육기관인 풍악서당을 서애가 1572년에 옮겨 지은 것이다. 고종 때 흥선대원군이 서원 철폐령을 내렸을 때도 헐리지 않고, 그대로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다. 조선 시대 건축의 걸작이자, ‘서원 건축의 백미’로 꼽힌다.

만대루, 입교당 등 개별 건물들의 역사적 가치와 건축적 완성도가 높다. 만대루는 유생들이 유식하고 주변 산천의 풍광을 보며 시회를 가졌던 누각 건물이다. 정면 7칸, 측면 2칸의 압도적인 규모에 팔작지붕으로 전체가 개방된 독특한 외관을 지니고 있다. 200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크기다. 최근 보물로 지정됐다.

강당인 입교당은 팔작지붕 홑처마에 장식없이 단출하다. 입교당에서 바라보는 병산과 낙동강 풍경이 시선을 압도한다. 만대루 지붕 위 시원하게 흐르는 병산의 능선, 기둥과 기둥 사이 아득하게 보이는 강 수면 등 병산서원의 건축은 그 자체로 테두리 없는 액자가 된다. 여름철에는 백일홍(배롱나무)이 아름다움을 배가시킨다.

‘복원되는 독립운동 상징’ 임청각
안동 독립운동의 상징인 임청각.

중앙선 철로와 안동 역사(驛舍)가 이전하면서 한국 독립운동의 상징적 건물인 임청각(臨淸閣·보물 제182호) 복원 사업이 본격화된다. 임청각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1858∼1932) 선생의 생가다. 석주 선생을 비롯해 아들 준형(1875∼1942), 손자 병화(1906∼1952) 등 3대에 걸쳐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유서 깊은 집이다.

임청각은 1519년에 지어졌을 때 99칸이었으나 지금은 60여 칸으로 줄어 있다. 임청각이 항일 독립운동의 본거지가 되자 일제는 중앙선 철도 부설을 핑계로 행랑채 등 부속 건물을 철거하고 마당으로 중앙선 철길을 놓았다. 현재 별당형 정자인 군자정(君子亭), 정침인 안채, 중채, 사랑채, 행랑채 등이 남아 있다. 철로와 임청각은 약 7m 떨어져 있다.

‘원이 엄마의 애틋한 사랑’ 월영교
야경이 아름다운 월영교.

임청각에서 2㎞ 거리에 월영교(月映橋)가 있다. 안동댐 보조호수를 가로질러 2003년 완공된 월영교는 상아동과 성곡동을 잇는 인도교로 길이 387m, 너비 3.6m다. 준공 당시 한국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로 기록됐다. 한국관광공사 선정한 ‘야간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렸고, 월영야행과 안동 달빛투어 달그락의 핵심 장소이다.

월영교는 원이 엄마의 숭고한 사랑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1998년 고성 이씨 문중 이응태의 묘를 이장하던 중 관에서 ‘원이 엄마의 편지’가 나왔다.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가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셨지요… 내 꿈에 와서 모습 보여 주시고 자세히 말해주세요.’ 1586년 남편이 병으로 숨지자 절절한 사부곡을 담은 글을 관 속에 넣었는데 400년이 훨씬 지나 발견됐다.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미투리 한 켤레와 복중 아기의 배냇저고리도 있었다.



안동=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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