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트럼프 탄핵안 발의… 펜스엔 ‘해임안’ 발동 압박

국민일보

美 하원, 트럼프 탄핵안 발의… 펜스엔 ‘해임안’ 발동 압박

바이든, 탄핵·경제 회복 동시 추진
214명 서명… ‘내란선동’ 혐의 상술
순차 처리 방침… 펜스는 부정적 기류

입력 2021-01-13 04:01

미국 하원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결의안을 공식 발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자신의 임기 초반 트럼프 탄핵과 미국 경제 회복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을 시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222명 가운데 214명이 트럼프 탄핵소추 발의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일부도 탄핵안 발의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4쪽짜리 탄핵소추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선동 혐의를 자세히 적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 백악관 앞 엘립스 공원에서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연설 내용을 가장 크게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격렬하게 싸우지 않으면 여러분은 더 이상 나라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내란선동 혐의에 포함됐다.

탄핵소추안은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의 각종 폭력 행위 등을 서술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만들었다”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방해하면서 민주주의 시스템에 위협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탄핵소추안은 이어 “이런 행위로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대통령 자리에 있을 경우 국가안보와 민주주의, (미국) 헌법에 여전히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트럼프는 탄핵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쫓겨나야 하며, 명예롭고 신뢰가 있으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미국의 어떠한 공직을 맡거나 향유할 자격도 박탈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안이 이대로 통과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재출마 가능성은 봉쇄된다.

민주당은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함께 발의했다. 그러나 펜스 대통령은 25조 발동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12일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먼저 처리한 뒤 13일 하원에서 트럼프 탄핵안을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수정헌법 25조 발동)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펜스 부통령은 24시간 내에 응답해야 한다”면서 “펜스 부통령이 25조를 발동하지 않을 경우 다음 수순은 탄핵안 처리”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민주당이 하원 전체 435석 중 절반을 넘는 222석을 차지하고 있어 탄핵안의 하원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상원이다. 트럼프 탄핵이 실제 이뤄지려면 상·하원에서 모두 탄핵안이 가결돼야 한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 의석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을 양분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탄핵과 관련해 거리두기를 해온 바이든 당선인의 입장 변화도 감지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상원에서 반나절은 탄핵을 다루고, (나머지) 반나절은 내 (행정부) 지명자 인준과 부양안 추진에 쓸 수 있을까”라고 되묻고 “그게 내가 희망하고 기대하는 바”라고 말했다. 상원이 탄핵 심리를 진행하는 동시에 내각 지명자를 인준하고 코로나19 추가 경기부양안도 처리하는 전략이 가능한지 고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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