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소중립 시대를 향한 시작점

국민일보

[기고] 탄소중립 시대를 향한 시작점

박종배 (건국대 교수· 전기전자공학부)

입력 2021-01-14 04:02

최근 2050 탄소중립이 전 세계의 화두다. 우리나라도 작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공식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전력 부문 탄소중립 구축을 위한 밑그림이라 할 수 있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작년 12월 말 발표됐다. 일각에서는 탄소중립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세부 이행 방안은 불가피하게 포함되지 않았다. 전력 부문 탄소중립은 전력 수급은 물론 에너지 효율 혁신, 국민 안전, 경제성, 에너지 안보, 신산업 및 기술 육성, 전기 소비 생활방식 변화 등 고려 사항이 매우 방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세밀하게 검토된 이후 정부 계획부터 반영될 것으로 판단된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력 부문 탄소배출 감축이 중요하며, 9차 계획은 이를 위한 디딤돌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12월 말 유엔에 제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연계해 2030년 전력 부문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의 발판 마련에 있어 9차 계획에서는 눈여겨 볼만한 주요 특징이 있다.

우선 석탄발전 30기 폐지다. 이는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대안으로 전력 당국과 발전공기업의 고심이 엿보인다. 석탄발전 폐지 및 석탄발전 상한제 도입으로 8차 계획의 온실가스 배출 목표 2억2700만t 대비 3410만t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탄소 저감을 위한 이행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의의가 있다. 둘째, 재생에너지 확대다. 9차 계획에서는 3차 에너지기본계획, 그린뉴딜 등을 반영해 2034년 신재생에너지를 77.8GW까지 대폭 확충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동시에 선제적인 송전망 확충 계획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산에 장애가 됐던 전력망 연계 문제를 사전에 고려한 것도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전력 수급 안정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전력 수급 안정은 가장 중요한 가치다. 그동안 혼선을 빚어왔던 최소예비율, 적정예비율 개념을 기준 설비예비율로 통일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양수발전기 등 재생에너지 변동성 백업전원 확보와 실시간시장 도입, 신재생 발전량 입찰제도 도입 등은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필수 항목이다.

2050 탄소중립 로드맵과 실천 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다각적 연구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전력 부문뿐만 아니라 산업, 수송, 생활 등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관점에서 이해돼야 한다. 9차 계획은 전력 수급 안정과 환경성, 안전성 확보를 통해 탄소중립 시대로 나아가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차기 계획에서는 탄소중립 법안 등을 토대로 단계별 이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 전기전자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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