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교·안보 당국의 대북 정보 믿을 수 있나

국민일보

[사설] 외교·안보 당국의 대북 정보 믿을 수 있나

입력 2021-01-14 04:03
외교·안보 당국의 대북 정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최근 북한 노동당 8차 대회 결과 대남·대미 정책 방향과 움직임에 대한 정보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핵심 인사 동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여동생으로 사실상 권력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고 공언한 김여정 부부장은 거꾸로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김 부부장이 이번 당대회에서 위상에 걸맞은 당 직책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통일부 역시 그동안 김 부부장의 직책 격상 쪽으로 무게를 싣고 동향을 주목해 왔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1일 보도한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공보 등을 살펴보면 정치국 위원 명단에서 김 부부장의 이름은 빠져 있다. 아울러 김 부부장의 기존 직책이었던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서도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물론 드러난 인사 결과만으로 김 부부장의 입지가 약화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그가 12일 당대회 폐막과 동시에 개인 명의 담화를 내고 당대회 기념 열병식을 정밀추적했다는 남측 합동참모본부를 향해 “특등 머저리” 등 비난을 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북한이 당대회에서 대남·대미 유화 제스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당국의 전망도 완전히 빗나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신년사에서 ‘우주의 기운’까지 언급하면서 남북 관계를 낙관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핵무장 강화를 선언했고, 남측과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걸맞게 대응하겠다며 여지를 남겨놓은 측면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강경 입장을 천명했다. 그럼에도 외교·안보 당국은 무례한 김 부부장 담화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당국은 괜한 장밋빛 환상에나 빠지지 말고, 휴민트(인적정보) 등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북한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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