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 요청서·내사번호 의혹 등 정조준… 대검, 철저수사 의지

국민일보

출금 요청서·내사번호 의혹 등 정조준… 대검, 철저수사 의지

수원지검 본청에 사건 재배당
대검선 반부패강력부가 지휘
법무부 ‘출국정보 접속’도 조사

입력 2021-01-14 04:01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3월 23일 인천공항에서 모자와 선글라스를 낀 채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긴급 출국금지 조치로 제지당하고 있다. 정치권 등에선 이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된 사건의 번호나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내사사건 번호를 근거로 이 전 차관을 출국금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JTBC 캡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긴급 출국금지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성이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사건을 수원지검이 맡게 됐다.

대검찰청은 13일 “김학의 출국금지 관련 사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보다 충실히 수사하기 위해 수원지검 본청으로 사건을 재배당 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 공익신고서 형태로 대검에 접수한 건으로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배당돼 있었다.

수원지검 내에서는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가 수사할 예정이다. 이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 관련 특별수사를 진행했던 여환섭 검사장의 특별수사팀에서 일했고 공소 유지에도 관여했었다. 결국 김 전 차관 사건의 본류 수사를 진행한 이에게 진상조사 단계에서의 불법 여부를 살피게 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본류를 수사했던 검사이기 때문에 더 공정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검에서는 대검 형사부가 아닌 반부패강력부가 지휘를 맡게 됐다. 이는 대검 형사부장인 이종근 검사장이 이번 사건의 의혹 선상에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시절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이 검사장은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진 후 위법성 논란이 불거지자 사후 수습을 지시하는 등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출국금지 요청서 작성 과정에 절차적 위법성이 있었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특히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도 조사 실무를 맡은 이규원 검사가 제출한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에 소속 지검장의 직인이 빠진 점, 2013년 무혐의 처리됐던 서울중앙지검 사건번호(2013년 형제 65889)가 기재된 점 등이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출국금지 조치 이후 법무부에 제출한 승인 요청서에 서울동부지검 내사번호(2019년 내사 1호)가 적혔다는 주장과 관련한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공무원들이 김 전 차관의 출국 정보를 뒤졌다는 의혹도 규명 대상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법무부 공무원들이 2019년 3월 19일부터 3월 22일까지 불법 취득한 김 전 차관의 이름, 생년월일, 출입국 규제 정보 등을 통해 출입국정보시스템에 무단 접속하는 형태로 177회에 걸쳐 김 전 차관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과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법무부가 앞서 “급박하고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한 것과 관련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급하면 절차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법무부가 “이 검사는 서울동부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을 받은 수사기관에 해당하므로 내사번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긴급 출국금지 대상자가 되기 위해선 피내사자 혹은 정식 입건이 돼야 하는데, 검사가 마음대로 (사건번호를) 붙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상 긴급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주체는 ‘수사기관의 장’으로 돼 있다”고 반박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진상조사단은 말 그대로 조사를 하는 조직일 뿐 직접 수사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조사 권한만 있을 뿐 수사로 전환해야 하는 경우 보고 과정 등을 거친 뒤 정식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는 취지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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