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표의 귀는 누가 잡고 있을까… 사면론 미스터리

국민일보

이낙연 대표의 귀는 누가 잡고 있을까… 사면론 미스터리

동교동계·민주연구원과 교감설… 여론 감안 혼자 결단내렸을 수도

입력 2021-01-20 00:0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에 부정적인 뜻을 밝히면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면 발언 배경이 당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언로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동교동계와의 교감설, 함께 총선을 치른 양정철 백원우 민주연구원 그룹의 제안설이 각각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그동안 여러 논의를 함께해 왔던 동교동계로부터 제안을 받은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당 지도부도 모르게 전격적으로 사면을 제안한 것은 그만큼 별도로 신뢰하는 조직이 있다는 의미다. 그간 문 대통령과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봤는데 문 대통령이 예상보다 단호하게 선을 그으면서 동교동계가 논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정대철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해 총선 전후 사석에서 사면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여러차례 제안했다고 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9일 “이 대표가 기자 시절부터 인연이 있던 동교동계와 그동안 여러 논의를 해 왔다”며 “이 대표의 사면 단독플레이 배경에 동교동계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동교동계는 지난 총선 때 이 대표의 선거를 적극 도왔고 대선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상황”이라며 “합리적 의심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동교동계 인사는 “지금 이 대표와 동교동의 분위기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결국 대통령과의 교감 아래 발언하지 않았겠느냐”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동교동계의 일제 복당이 무산된 이후 이 대표와 거리가 멀어졌다는 의미다.

백 부원장이 사면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당에 냈고, 양 전 원장이 이 대표를 만나 직접 요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백 부원장이 최근 사면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썼다. 양 전 원장도 지난해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를 언급한 것으로 안다”며 “이 대표 입장에서 함께 총선 승리를 이끈 이들의 제안을 귀담아들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해를 맞아 여권 각층에서 사면 필요성이 논의됐던 만큼 이 대표 홀로 결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쪽 이야기를 들었든 이 대표가 당 내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동교동계의 지역주의나 기계적 통합 등 낡은 정치에 대한 당내 반감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대선까지 1년 이상 남아 있다. 이 대표가 당내 의견을 경청한다면 반등할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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