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특혜 달라는 것 아니라 다른 집합시설과 같은 기준 적용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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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특혜 달라는 것 아니라 다른 집합시설과 같은 기준 적용하라는 것”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

입력 2021-01-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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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21일 방역수칙을 지키며 예배당 정원의 20%가 참석하는 대면예배를 드린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부산 세계로교회(손현보 목사)는 비대면 예배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2일 예배당이 무기한 폐쇄됐다가 19일 해제됐다. 부산시가 18일부터 대면예배를 일부 허용하는 등 방역수칙을 완화한 데 따른 것이다.

부산 강서구 교회에서 21일 만난 손현보 목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무리 강화돼도 시골 칼국숫집에 가면 20여명이 마스크를 벗고 식사한다”면서 “그런데 1만석 넘는 예배당에 20명만 모이라고 한다. 이게 형평성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공장지대에 있는 세계로교회는 지난 1년간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2m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며 예배당 정원의 20%만 모여 대면예배를 드렸다. 하지만 비대면 예배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자체로부터 7차례 고발당한 뒤 시설폐쇄까지 당했다. 세계로교회의 대면예배는 교계 내에서도 거센 찬반 논란을 불러왔다.

손 목사는 “정교분리 국가에서 정부가 교회의 예배 형식, 인원을 특정하고 형평성과 합리성이 부족한 기준을 만들어 일괄 강제하겠다는 발상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요구는 간단했다.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라 다른 집합시설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수도권에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내릴 때 유독 교회만 2.5단계 기준을 적용했다”면서 “반면 인구유입이 훨씬 많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인원 제한도,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정부에 과학적 근거와 합리성, 형평성을 갖춘 방역을 요청했다. 그는 “특정 교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면 경로와 원인을 조사해 조치하면 된다”면서 “하지만 방역당국은 이 교회와 관련 없는 다른 지역 교회의 대면예배까지 일방적으로 금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행정편의에 따라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면 연좌제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예배는 비대면으로도 충분하다는 비판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했다. 손 목사는 “학교가 일부라도 대면수업을 시도하는 건 온라인 수업과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인터넷 예배는 정규예배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그래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대면예배를 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선 교회가 헌금 때문에 대면예배를 드린다는 논리를 펴던데, 이는 학교 교사에게 ‘돈 때문에 학생을 가르친다’고 모욕하는 것과 같다”고 반박했다.

‘교회 건축 때문에 대면예배를 강행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대형병원이 수천억 원을 들여 병동을 건축하는 것이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인 것처럼 교회도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이라며 “전체 성도의 합의에 따라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건축까지 폄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종교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했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심판과 효력정지가처분소송 등을 제기한 상태다. 손 목사는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다면 종교의 자유도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목적과 수단이 적절해야 하며 제한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면서 “종교의 자유가 과도하게 침해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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