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발 음모론은 사이비 종말론과 유사… 백투예루살렘 아닌 백투바이블이 옳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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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발 음모론은 사이비 종말론과 유사… 백투예루살렘 아닌 백투바이블이 옳아”

종말론 전공자 라영환 총신대 교수 “음모론은 이단… 예수 없으면 가짜”

입력 2021-01-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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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발 음모론이 우리 사회와 교회에 침투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단일 정부로 만들어 통제하려는 특정 세력이 배후이고, 그들이 인구수를 조절·통제하기 위해 백신을 주입해 DNA를 조작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엔 베리칩이나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등이 등장하고 적그리스도와 666 등을 왜곡한 거짓 종말론과, 백투예루살렘이라는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까지 판을 친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 같은 음모론이 유튜브와 SNS를 통해 기독교인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는 점이다.

종말론 전공자인 총신대 라영환(조직신학·사진) 교수는 2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떠도는 음모론 대부분은 미국발로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는 사이비 종말론에 가깝다”고 말했다. 라 교수는 “음모론은 사회가 불안하거나 세기말에 항상 등장했다. 1980년대 컴퓨터가 처음 선보였을 때 컴퓨터를 666이라 했고 신용카드도 종말의 징조로 봤다. 유엔이나 EU를 적그리스도로 규정하기도 했다. 음모론은 사회 불안을 틈타 이익을 추구하려는 누군가가 퍼뜨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음모론 추종자들은 베리칩을 666으로 믿어야 하며 베리칩을 받으면 구원을 못 받고, 안 받으면 구원을 받는다고 말한다. 음모론에는 프리메이슨이나 일루미나티가 단골로 등장한다. 최근 미국에서 정체를 드러낸 극우 음모론 단체인 큐아논도 그중 하나다.

라 교수는 “구원은 베리칩과는 관련이 없다.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받고, 믿지 않으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게 성경이 말하는 것”이라며 “만약 누군가 종말을 말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강조하지 않으면 가짜다. 핵심은 종말 자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메이슨의 경우 그들 조직의 유래를 설명하면서 성경의 열왕기서와 역대기에 나오는 인물을 거론한다. 그래서 종교적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단과 똑같다. 성경을 인용하지만 자신들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 내용을 왜곡한다”고 설명했다.

666도 고대 사회의 숫자 암호 표기법인 ‘게마트리아’로 풀어낸 로마 황제 네로의 이름 숫자로, 기독교인을 핍박하던 황제 치하에서 살아가야 했던 그리스도인을 향한 상징적 표기로 봐야 한다고 라 교수는 풀어줬다. 따라서 666을 오늘의 상황에 문자적으로 대입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봤다. 적그리스도에 대해서도 특정 인물이나 단체라기보다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이나 문화 자체라고 했다. 그는 “하나님을 대적하는(Againt God) 모든 것을 적그리스도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시대 자체가 적그리스도”라고 했다.

그는 “기독교 종말론은 내일을 이야기하지만 핵심은 오늘에 있다”며 “요한계시록은 두려움을 조장하는 위험한 책이 아니라 소망과 승리를 담은 복음서다. 신자들은 백투예루살렘(BTJ)이 아니라 백투바이블(BTB)로 돌아가야 한다. 성경에서 지금 여기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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