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뒤흔든 신천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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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뒤흔든 신천지 의혹

전남대 학생회 간부 신도로 의심돼… 총학생회장 등 임원진 모두 사퇴

입력 2021-02-0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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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퇴한 전남대 총학생회 부회장 B씨가 소개해준 사람이 재학생 A씨에게 보내온 신천지 말씀광장 메시지 일부. 전남대 익명 커뮤니티 캡처

간부가 재학생을 상대로 신천지 교리 포교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남대 총학생회 임원진이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

전남대 총학생회장 A씨는 학교 내부 통신망을 통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하며 오는 15일 예정된 전체학생대표자총회를 마치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부회장 B씨는 이미 지난 2일 사퇴했다.

이들의 사퇴 이유는 최근 B씨가 신천지 신도라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전남대 재학생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B씨가 신천지 신도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올라왔다.

전남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신입생이던 2019년 당시 입학식장에서 2021년도 현 학생회 관계자 B씨와 신천지 신도 2명으로 이뤄진 3인 1조에게 소모임 가입을 권유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B씨가 단둘이 식사를 하기로 약속한 자리에 느닷없이 다른 사람을 데려와 소개한 일이 있었다”면서 “신천지 측의 전형적인 전도 수법으로 의심되며, B씨와 함께 소모임 가입을 권유한 다른 두 사람이 신천지라는 사실은 명확히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B씨는 하루 뒤인 31일 입장문을 내고 “난 신천지 신도가 진짜로 아니며, 해당 소모임에서 부조장으로 활동했으나 다른 구성원들이 신천지였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게 됐다”면서 “내 불찰로 인해 신천지와 엮이게 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B씨는 자신이 다녔던 교회 교적부와 온라인예배 참석기록이라며 의혹을 반박하는 자료를 남기고 사퇴했다. 하지만 일부가 모자이크 처리되고 위조의 흔적이 보인다는 이유로 재학생들은 신빙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총학생회장 A씨도 “이번 논란으로 인해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학우분들의 신뢰가 돌아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책임져야 할 일을 책임진 후 이 자리에서 내려오고자 한다”며 사퇴 의사를 전했다.

사이비·이단 종교문제 연구소 현대종교(소장 탁지원)는 이단들이 ‘에브리타임’과 같은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소모임을 만들어 신도를 모집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고 전했다. 또한 활동이 뜸해 유명무실해진 동아리를 장악하거나 이번 사례처럼 총학생회 장악까지 시도해 위장 포교에 나서는 일도 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8일 “학교나 재학생들을 직접 상대하는 총학생회를 장악한다면 대표성과 공신력을 갖고 보다 더 쉽게 교리 포교에 나설 수 있기에 이단들로서는 지속해서 학생 자치 기구를 장악하려 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캠퍼스 출입이 어려운 상황과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현재의 교육 환경을 틈타 이단들이 총학생회를 수월하게 장악하는 건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학내 기독교 동아리 연합회나 기독인 교수 연합회 등의 차원에서 학생회 선거철 등 주요 시기마다 후보자나 단체에 대한 이단성 검증에 나서며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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