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함께하고픈 여자 만났는데… 담임목사가 ‘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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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함께하고픈 여자 만났는데… 담임목사가 ‘태클’

목회사명 넘어 소명을 붙들라 <3>

입력 2021-02-19 19:09 수정 2021-02-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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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 목사(가운데)와 김용아 사모(왼쪽 두 번째)가 1983년 신생중앙교회 성도들과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서 야유회를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1973년 신학교 진학을 결심하자 비로소 마음에 평안함이 왔다. 그러나 마음에 열정이 더해갈수록 처한 환경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게 됐다.

함께 기도해 주고 신앙을 나눌 누군가가 필요했다.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은 오직 예수뿐임을 이해해 줄 수 있다면 선배든 후배든 누구라도 좋았다.

그런데 기도가 반복될수록 제목이 변해 갔다. “하나님. 일을 함께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게 해주세요.” 아직은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무렵 한 여인을 만났다. 올케언니인 이춘자 집사를 따라 교회에 온 김용아 자매였다.

자매에게 여름성경학교 교사 활동을 같이하자고 제안했다. 자매는 흔쾌히 허락했다. 볼수록 성품과 신앙이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고운 심성에 반해 목사가 되겠다는 비전도 이야기했다. 용기를 내서 “미래를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내 소망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그녀는 큰 힘이 됐다. 우리의 결혼을 위해 더욱 열심히 기도했다. 그러나 큰 반대에 부딪혔다. 담임목사님이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자매와 부모를 만나 설득까지 했다.

“그 청년은 아직 자리도 못 잡았고 운동만 하던 친구입니다. 그런 청년에게 딸을 맡기시면 절대 안 됩니다.” 모 권사님의 아들이 신학교에 재학 중이었는데 이미 그녀를 며느리 삼겠다고 목사님께 말씀을 드린 걸 나중에야 알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상처는 분노로 변해갔다. 그녀가 내게 정해진 사람도 아닌데 괜한 욕심에 그녀의 인생이 불행해지면 어떻게 하나 겁도 났다.

집에 돌아와 울며 ‘나를 이렇게 못나게 만들어 놓으셨냐’고 원망도 하고, 하소연도 하며 부르짖었다. 하나님께서 이미 정하신 것은 어떻게든 이루어짐을 체험했기에, 하나님 뜻이라면 주변의 어떤 핍박에도 부부의 인연이 맺어지리라 확신했다.

그때부터 어떤 멸시와 비난 앞에서도 평온해졌다. 결국 우리는 77년 5월 결혼했다. 계속되는 설득과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며 기도로 견뎌준 아내는 나의 43년 목회 생활에 가장 큰 힘이 됐다.

75년부터 나는 신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아내는 직장을 다녔지만 월급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주님만 의지하며 살았다.

형편이 어려울 때마다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결국 서울 이문동 하수도 공사장에서 아내 몰래 막일을 시작했다. 아내에게는 등록금은 아는 분이 후원해 주니 걱정하지 말라며 큰소리를 쳤다.

그런데 꼬박 30일을 채우고 공사장 사무실을 찾았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공사장 책임자가 임금을 떼먹고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삼각산으로 올라가 몸부림치며 울었다.

처음엔 내가 뭘 잘못했냐고 항의했다. 기도 끝에는 결국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의지하지 않고 내 생각과 의지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교만함을 깨닫게 됐다.

3일간 금식하며 회개했다. 먹이시는 것도, 굶기시는 것도 모두 아버지의 뜻이라고 믿고 순종하기로 했다. 기도를 마치고 내려올 때는 못 받은 임금에 대한 미련도, 학비에 대한 걱정도 모두 사라져 홀가분했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며 용서를 구했다. 아내는 말했다. “우리 이제부터 모든 걸 아버지께 맡기고 기도해요. 당신의 학업을 지원하는 건 내가 아니라 아버지임을 기억해요.”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기도원에서 잠깐 알게 된 강영신 전도사님한테 연락이 왔다. 그 전도사님의 아버지께서 학비를 후원해 주시겠다는 소식이었다.

“아버지….”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한참을 울었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시고 잘못을 깨달은 후 회개의 기회를 주셨다. 그렇게 용서해주시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모자란 것까지 채워주시니 ‘참 좋은 우리 하나님’이란 말이 꼭 맞다.

죄를 깨닫거나 괴로움 죄책감이 엄습하면 늘 신학생 시절 ‘등록금 사건’을 떠올린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한다. 가벼운 잘못을 지나치게 자책해서 우울증에 빠지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하나님 안에서 전혀 새롭게 해석되는 잘못과 실수의 의미를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하셨기에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신다. 따라서 우리는 잘못을 아뢰기만 하면 된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난자들이니라.”(요 1:12~13)

“너희 중에 아버지 된 자로서 누가 아들이 생선을 달라 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며 알을 달라 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하시니라.”(눅 11:11~13)

그분은 우리의 아버지다. 그리고 우리에게 자녀 되는 권세를 주셨다.

김연희 목사

[목회사명 넘어 소명을 붙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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