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이경림 대표] “기댈 곳 없는 수용자 자녀들 꼭 안아주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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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이경림 대표] “기댈 곳 없는 수용자 자녀들 꼭 안아주고 싶었죠”

‘꼭 안아주세요’ 펴낸 이경림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대표

입력 2021-02-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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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림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대표가 최근 서울 마포구 양화로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부모가 저지른 범죄로 인해 세상의 비난과 냉대를 받으며 사는 수용자 자녀들이 있다. 2015년부터 6년간 300여명의 수용자 자녀를 만난 이경림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대표는 이들을 세우고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 ‘꼭 안아주세요’(규장)를 발간한 이 대표를 서울 마포구 양화로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달동네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시작으로 부스러기사랑나눔회에서 23년간 빈곤 아동과 함께했다. 2015년 1월 세움을 설립해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수용자 자녀들에게 기댈 어깨가 돼 주고 있다.

시작은 막막했다. 이 대표는 “2015년만 해도 수용자 자녀를 위한 단체가 없었다”며 “교도소에 전화해 수용자 자녀를 돕고 싶다고 했는데 한 교도관의 소개로 수용자 가족을 만나면서 사역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일면식도 없는 이의 마음을 전화 한 통으로 움직여주신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한 시간이었다.

이 대표는 교도소에 간 부모의 부재로 인해 일상이 무너진 아이들을 수없이 만났다. 그들은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과 마음의 깊은 상처로 고통받는다. 세움은 매달 120여명의 수용자 자녀에게 학원비, 심리상담, 면회 동행, 캠프 활동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 개그우먼 송은이 이성미, 이영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지선 한동대 교수, 가수 션 등이 수용자 자녀들의 모임에 자발적으로 참석해 격려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사무실을 방문한 A양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아버지가 교도소에 간 뒤 정신질환 치료 약을 먹을 정도로 심리적 불안이 컸던 그는 최근 출소한 아버지를 도와 채소 가게에서 열심히 일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이 대표는 “광야의 시간을 통해 성숙해진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세움 설립 초기부터 가해자 가족을 왜 돕느냐는 부정적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가해자와 그 자녀를 동일시하는 건 옳지 않다. 자녀에겐 죄가 없는데도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다”면서 “특히 아동학대 등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곧 가해자 자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수용자의 가족관계가 회복되면 재범률도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가해자에겐 돌아갈 곳이 있고 누군가 자신을 믿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교정의 방법일 것”이라며 “세움은 한 사람이 교도소에 갔을 때 그의 가정이 회복되도록 노력한다. 가해자의 가족관계가 이어진다면 사회에 통합할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세움은 교도소 내 아동친화적 가족 접견실인 ‘가족 세움’을 추진했다. 가해자가 어린 자녀를 만날 때 삭막하지 않고 짧지만 따뜻한 시간이 되도록 정부에 요청해 지난해까지 전국 54개 교도소에 48개의 가족 세움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한국교회에 수용자 가족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기도로 꼭 안아달라고 당부했다.

“죄는 멀리해야 하지만, 수용자 자녀는 우리가 따뜻하게 덮어줘야 할 대상입니다.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세상 가운데 세우고 안으며 영접하는 것이 주님을 영접하는 일입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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